[윤미숙기자] 야권 후보 단일화가 대선 후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새누리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단일화 블랙홀'에 맞설 파격적 대응책을 내놔야 하는 입장이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새누리당은 단일화 논의를 시작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밀실야합', '경박한 정치' 등 자극적인 용어를 써가며 단일화 바람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도 7일 "민생은 어려움에 신음하고 있는데 정책개발 보다 이벤트 정치로 정권을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우리 국민의 소중한 삶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끼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아무리 공세를 강화한다 하더라도 문·안 후보가 단일화 시한으로 제시한 후보 등록일(11월25~26일) 전까지, 앞으로 20여일간은 야권이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밖에 없다. 박 후보가 투표일까지 남은 시간의 절반 가량을 이슈의 중심에서 밀려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박 후보는 야권이 단일화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정책·민생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며 '준비된 여성 대통령론'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지만, 이것이 판세를 흔들만한 대형 카드가 아니라는 점에서 당내에서 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개헌 카드'가 거론되고 있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박 후보의 스타일 상 이슈 선점을 위해 개헌을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후보가 최근 정치쇄신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집권 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민의 기본권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원론적 언급만 한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결국 박 후보는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수차례 밝혔던 것처럼 야권 후보 단일화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파격적인 대응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물밑에서 대책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조만간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에 상응할만한 대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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