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후보 및 정치권의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기업규제 강화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재계가 정부의 규제완화 등에 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에 대응, 기업들의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 등 정치권에서는 재계가 먼저 양보하고 앞장서 개혁 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시각차를 좁힐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다만 양측이 만나 현안들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8일 오후 5시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11월 회장단회의를 열고 이같은 규제완화 등을 골자로 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회장단은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1970년 이후 다섯번째로 낮은 2.4% 수준으로 전망되면서, 선진국에 이어 개도국에 대한 수출이 동반감소하고 내수부진마저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업의 투자마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우리의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회장단은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기업 본연의 역할에 더욱 매진하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아울러 정부에 대해서도 정부가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이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국민들도 힘을 모아 위기 극복에 동참해 줄 것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전경련 등 경제5단체는 박근혜 후보 및 안철수 후보와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경제계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가 경제위기 해소와 서민경제난 극복에 초점, 대선 후보들도 경제활력 회복과 기업투자 활성화 방안을 공약으로 보다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경련 허창수 회장은 이날 박근혜 후보와 경제5단체 간담회에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 생각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전경련은 이날 대선후보와 경제계간 기업규제 등에 대한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양측이 성장의 필요성 등에 공감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전경련 고위관계자는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도 유력 대선후보들의 경제계 의견 청취 및 정책대안 모색을 위한 관심과 노력은 긍정적이라는 분위기 였다"며 "경제민주화도 필요하지만 경제성장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정치권과 경제계가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날 자리가 정치권과 경제계간의 소통을 원활히 해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얘기다.
이어 "다만 이날 회장단에서는 노사관계, 노동관련법 강화 등 노동환경이 더욱 경쟁적으로 변하게 되면 비정규직문제, 일자리창출 등에서 더 어려워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이날 회의에서는 안철수 후보측이 제시한 '긴급 대응팀 구성' 등에서는 별다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치권이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차원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게 전경련 측 설명이다.
전경련 측은 앞으로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아직 문재인 후보측의 간담회 요청은 없었으나 계기가 마련되면 현안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선이 가까워 질수록 후보들의 경제공약도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약이) 건설적인 방향이 아니라면 목소리를 더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 이준용 대림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POSCO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병철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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