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12월 대선 최대 변수인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암초에 부딪히면서 대선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14일 분노를 터트리며 단일화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심각한 것은 이번 사안이 민주통합당에 대한 안 후보 측의 강한 불신 속에서 터져나왔다는 것이다.
사건은 한국일보가 문재인 캠프 핵심관계자를 인용해 "(단일화 룰 협상이) 이번 주를 넘기면 안 후보가 후보 직을 양보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지만 안 후보 측은 이미 단일화 협상의 주요 고비마다 민주통합당 발로 '안철수 양보론'이 유포됐던 점을 들어 크게 실망하고, 급기야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안 후보 측은 강한 조직을 가진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후보 죽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15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협상 중단을 요청하고 이렇게 진정성 없는 태도를 시정해달라고 했음에도 문 후보 캠프에서는 그냥 오해일 뿐이라는 식으로 상대를 우롱하는 듯한 조치를 취했다"고 거친 감정을 드러냈다.
송 본부장은 또 "민주당 측 핵심 관계자들이 너무나 이 사안들을 가볍게 여기고 상대방에 대해 신뢰를 훼손할 뿐 아니라 예의 없는 모습들을 계속 보여 이런 상태로는 더 이상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단일화의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여과없이 드러나면서 두 후보의 단일화 이후에도 상당한 악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두 후보는 모두 '아름다운 단일화', '가치와 세력이 통합되는 단일화'를 외쳐왔다.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단일화만으로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한국갤럽이 전국의 유권자 929명을 대상으로 12~14일 휴대전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한 다자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39%,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3%,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21%를 차지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을 더해도 44%로 50%를 넘지 않는 셈이다.
양자구도에서도 박근혜-안철수 대결에서 박 후보가 46%인데 비해 안 후보가 46%,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5%, 문 후보 46%로 역시 50%가 넘지 않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의 단일화는 지지표 이탈을 최소화한 아름다운 단일화가 돼야 승리가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지난 6일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를 합의한 이후 새정치 공동선언을 통해 단일화로 국민적 관심과 희망을 모아가야 하는 이 때 화합보다는 갈등을, 희망보다는 실망이 불거지면서 양 후보 지지층들이 통합하기는 그만큼 어려운 일이 됐다.
이는 그대로 대선 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서울마케팅리서치의 김미현 소장도 15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후보 등록일까지의 일정을 고려할 때 빠른 시일 안에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름다운 단일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양측이 기대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양측이 합의한 후보 등록일 이전 단일화를 고려하면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 文·安 양쪽이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단일화의 효과는 그야말로 물 건너갈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야권이 단일화 협상을 완전히 좌초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아름다운 단일화를 진행할지는 이후 대선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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