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 21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부패를 감추기 위해 자살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농어업경쟁력강화혁신특위 발대식에서 "권력형 부정부패의 사슬이 아직 끊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상득 전 의원)이 구속되고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스스로 부정해서 그걸 감추기 위해 자살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김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당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부정부패가 드러날 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본부장은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도 다 구속되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또 "내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모시고 집권해 청와대에 가 보니 은행 지점 보다 더 큰 스테인리스 금고가 있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현금을 쌓아놓으려고 그 금고를 만든 것"이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나쁜 놈', '도둑놈'이라며 당장 처리하라고 해 8톤 트럭 5대 분량이 실려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자격이 없는 여성이 대통령이 되면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겠다고 해도 안 되는 일이지만, 준비되고 자격이 있는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함으로써 박근혜 후보의 청렴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갖고 있던 푼돈을 다 쓰고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비를 줘야 할 것 같아 (박 후보에게) 돈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나를 째려보면서 '내가 언제 당신에게 돈 쓰라고 했느냐. 돈 쓰지 마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내가 경험한 바로는 박 후보는 지독한 사람이다. 부정부패가 없는 사람"이라며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측근이나 친인척이 부정부패에 연루됐을 때 자기 손으로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본부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통합당은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신들에 의해 죽음을 당한 전직 대통령을 정략적 목적을 위해 부관참시하려는 새누리당의 행태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조차 포기한 패륜적 범죄"라며 "김 본부장은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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