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3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박 후보의 TK 방문은 지난 9월 대구 지역 선대위 출범식 참석 이후 두 달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오는 27일부터 시작될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박 후보의 이번 TK 방문은 대선 전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1 대 49'의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남은 20여일 간 부산·경남, 수도권, 충청권 등 격전지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박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직전 상대적으로 견고한 지지기반을 가진 TK 지역을 방문해 지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방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구 북을을 지역구로 둔 서상기 의원은 "오늘 대구 방문이 대선까지 마지막 방문이 됐으면 한다"며 "다른 곳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시고 여기는 우리가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TK 민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상인은 "여기는 무조건 박근혜"라며 "서울에서도 이만큼 표가 많이 나와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여성봉사회장은 박 후보를 향해 "대구는 이제 안 오셔도 됩니다. 여기는 우리가 지킬게요"라고 외쳤다.
이날 박 후보는 지역 민생투어의 일환으로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 대구 대구농수산물 도매시장, 포항시 포항죽도시장을 차례로 찾았다.
오전에 방문한 안동시 중앙신시장에는 경찰 추산 3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도로까지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박 후보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박 후보를 직접 본 60대 여성은 "박근혜씨를 봤다"며 기뻐했고, 한 50대 여성이 "박근혜씨와 악수를 했다"고 말하자 주변 사람들이 "그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자"며 모여들었다.
박 후보는 이곳에서 떡과 나물, 간고등어, 반찬거리, 한우, 문어 등을 구입하고 온누리상품권으로 직접 계산했다. 박 후보가 물건을 고를 때마다 주변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려 경호팀에 둘러싸인 박 후보 조차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사랑합니다', '대통령은 오직 박근혜' 등 응원 메시지를 적은 플래카드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여성은 박 후보에 사과 한 상자를 선물했다. 상자 속 사과에는 '축 당선 대통령 박근혜'라는 메시지가 사과 한 알마다 한 자씩 스티커로 붙여져 있었다.
이어 박 후보는 포항 죽도시장으로 이동했으나 2만여명이 몰려들면서 시장 입구를 찾지 못해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박 후보는 현장을 떠나며 "오랜만에 찾은 죽도시장에서 포항시민 여러분들을 직접 만나 뵙고 싶었는데 시장에 들어가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아쉽다"며 "여러분의 성원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일정을 모두 마친 박 후보는 서울로 상경, 주말 동안 정책공약을 점검하는 등 오는 26일 밤으로 예정된 단독 TV토론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등록은 25일날 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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