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희생정치'에 文·재야 모두 '감동'

[채송무기자]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대선 후보 사퇴라는 결단이 단일화 과정에서 격화됐던 양측 인사들의 마음을 녹였다.

그동안 양측 지지층들의 대결의 장이 됐던 트위터에서는 23일 저녁 안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이후 충격과 감동으로 가득찼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인사들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 인사들, 재야 인사들이 안 후보의 어려운 결단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안 후보님과 안 후보님을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낙연 문재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은 "충격적 감동! 한동안 멍하다"며 "안철수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시다. 제 생각이 모자랐다"고 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도 "안 후보의 결단을 존중하며 역사가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감사했다.

민주통합당 중진 의원인 이석현 의원 역시 "아쉬움은 이 시대가 저런 분의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했다는 것이고 기쁨은 우리가 안심하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바람은 문재인을 당선시켜 안철수의 꿈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안철수 후보의 사퇴는 새로운 정치의 끝이 아니라 차원이 다른 시작"이라며 "새시대를 바라는 거대한 국민의 열망, 꿈을 잠시 미뤘지만 야권단일 후보인 문재인 후보와 함께 새 정치를 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후보의 절친으로 알려진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은 "검산도해를 알몸으로 건넌 존경하는 친구의 아름다운 도전을 잊지 않겠다"며 "당신은 늘 진심이었다"고 감동을 표했다.

재야 인사들의 글도 이어졌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안철수 후보에게 깊이 감사한다. 우리 모두 안철수에게 빚을 졌다"며 "힘 합쳐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만이 빚을 갚는 방법"이라고 치하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내심으로는 안철수 후보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는데 문화예술인 중재안을 거부한 것을 보고 이건 해도 너무한다 싶었다"며 "중재안을 거절한 것, 그것도 최후 통첩식으로 거부한 것이 결정적 악수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단일화 과정에 많은 잡음이 있었지만 이제 다 잊어버리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자"며 "어차피 선거전도 같이 치러야 하고, 집권 후에는 정부도 같이 운영해야 한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어려운 싸움"이라고 했다. 만화가 강풀 씨도 "안철수 후보님이 이겼다. 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3후보 집권을 주장했던 박찬종 전 의원은 "기득권 정당들의 구태 악습을 교체하라는 열망이 안철수 현상인데 처음부터 제3의 길을 뚜벅뚜벅 갔어야 했다"며 "후보 등록 문턱까지 제3후보의 등장을 가로 막아놓고, 이제 물러선다는 것은 위선"이라고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