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수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 특유의 친화력과 추진력 덕택일까. 2년 간의 외유를 마치고 돌아온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제 자리를 찾은 듯 매우 편안해보였다.
1982년부터 지난 2010년까지 약 30년 간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정보통신 관련 핵심 업무를 두루 담당하며 정책통으로 불리운 그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방통위 이용자네트워크국장, 이용자보호국장, 기획조정실장까지 지낸 고위 공무원으로, 이 원장의 경험은 이제 인터넷 진흥업무에서 새롭게 발휘될 예정이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 2년간 민간기업의 고문으로 활동한 경험은 그의 시야를 더욱 넓혀준 듯 하다.
실무형·소통의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 원장의 취임 이후, KISA 내부 조직 분위기도 훨씬 밝아졌다.
이 원장은 전현직 팀장급 이상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통해 보직 경로를 설정하고 개인별 희망 부서를 반영한 대규모 인사이동을 최근 실시했다. 전례 없는 대규모 인사 이동임에도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게 KISA 직원의 전언이다.
그는 "저를 포함해 KISA 임직원 대부분 의욕과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제가 편하자면 원래 조직 그대로 가져갔을텐데 제가 백업을 하더라도 개개인의 자기 계발과 조직 전체를 위해 로테이션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취임 이후 두달 간 이 원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KISA 카페테리아에서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전임 원장의 잇따른 중도퇴임과 지방 이전 문제, 인력 이탈 등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KISA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직접 와서 둘러보고 세부 업무를 파악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그러나 기관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어 조직 분위기 일신에 가장 중점을 두고 살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대부분은 우리가 의식을 바꾸고 기관장이 제 스스로가 생각을 바꾸면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간부회의, 부서간 회의를 일주일에 한번으로 대폭 축소하고 소규모 행사 및 유사행사 통폐합, 문서 보고 대신 구두 또는 온라인·전화 보고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원장은 직접 발로 뛰는 현장 경영도 보여주고 있다. KISA는 최근 3년간 높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직접 나서고 있는 것.
그는 이달 초 서울 시내 4개 대학을 방문 학생들에게 KISA 현황과 채용 계획 등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가졌다. 지난주에 열린 공공기관 취업 박람회에도 직접 참석해 KISA를 적극 홍보했다.
이 원장은 "KISA의 필요 인력이 모자르기 때문에 기관의 발전을 위해선 부서 간 인력 교류를 통해 전문가 층을 두텁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새로운 직원 채용에 적극 나서 KISA라는 기관의 강점을 적극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ISA 전문성 및 국제협력 강화도 이 원장이 공을 들이는 분야다. 그는 "지난 96년 KISA가 설립된 후 한국에서 유일한 정보보호 기관이지만 최근에는 민간의 전문 역량도 강화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 수록 전문성을 갖추고 국제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직무별, 직급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내외 전문기관 교육 및 파견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법·제도 및 정책 개발 기능과 정책연구·국제 협력 등 기관 전체 관련 업무 기획 기능, 협업 체계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에 한중인터넷협력센터를 개소하고 OECD와 내년 초 협력 관계를 맺을 계획이다. 아프리카 국가와 인터넷 침해 대응 컨설팅 서비스 계약 등 해외 진출 중점 품목 및 전략 국가를 선정해 국제 기구로서 활동 역량을 넓힐 예정이다.
2009년 3개 기관이 하나로 통합된 이래 올해로 3년을 맞은 KISA는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이 원장은 "KISA를 인터넷 및 정보보호 분야의 명실상부하고 실질적인 최고 종합 전문기관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비효율적인 부분을 과감히 없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더욱 열심히 발로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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