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애플과 특허 소송 중인 삼성에 최대 호재가 생겼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 특허'로 부르면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멀티터치 특허권에 사실상 사망 선고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미국 특허청은 애플의 멀티터치 특허권인 '바운스백'에 대해 또 다시 무효라고 판결했다고 특허 전문 사이트인 포스페이턴츠가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 특허청은 지난 10월 바운스백 특허권에 대해 잠정 무효 선언을 했다. 이번 선언은 지난 10월 판결을 좀 더 확실히 한 것으로 앞으로 애플의 특허 공격의 칼날이 상당히 무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1차 무효선언 두 달만에 또 같은 판결
'바운스백'은 지난 8월 소송 당시 애플 변호사들이 '잡스 특허'라고 부를 정도로 애지중지했던 핵심 특허권이다. 이 특허권은 문서나 웹페이지 끝까지 스크롤할 경우 살짝 튕기는 효과를 내면서 끝부분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애플은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바운스백 특허권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미국 특허청은 지난 10월 'Lira', 'Ording' 등 2개의 선행 특허와 비슷하거나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바운스백 특허에 대해 잠점적으로 무효 판결했다.
지난 3일자로 나온 이번 판결은 10월의 잠정 판결을 확정한 것으로 사실상 '잡스 특허'에 대해 사망 선고를 한 것이다.
특허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는 "지난 10월 특허청의 무효 선언은 잠정적인 것이었다"면서 "상당수 특허권은 1차로 무효 선언을 받고 난 뒤에도 다시 살아나곤 했다"고 설명했다.
뮐러는 특허청의 이번 선언은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권이 무효라는 것을 좀 더 확실히 한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뮐러는 또 이번 선언이 확정 판결은 아니지만 10월 판결에 비해선 애플에 훨씬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법원 배심원들은 지난 8월 평결 때 삼성에 10억 달러 가량의 배상금을 부과했다. 바운스백 특허권은 당시 배심원 평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삼성은 또 또 지난 10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때도 바운스백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10월 잠정 판결에 이어 특허청이 또 다시 무효라고 선언하면서 그 동안 진행된 특허소송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이어 두 번째 청원 만에 무효 판결
'바운스백'은 스티브 잡스가 보유했던 300여 건의 특허권 중 몇 안 되는 소프트웨어 특허다. 특히 이 특허권은 소개되면서부터 '잡스 특허'라고 불리면서 애플의 대표 공격 무기로 통했다.
그러다보니 삼성을 비롯한 많은 안드로이드 업체들에겐 '공공의 적'이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선 이미 지난 2010년 바운스백 특허에 대해 한 차례 무효 청원을 한 적 있다. 당시 미국 특허청은 이 같은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두 번째 청원 끝에 결국 바운스백 특허권에 대해 사실상의 사망 선고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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