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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57% "외환위기 전보다 기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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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조사…기업 10곳 중 6곳 "'시장선도자' 필요"

[정기수기자] 국내기업 절반 이상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보다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설립 30년 이상된 전국의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외환위기 15년, 기업경영환경의 변화와 대응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57.1%가 '외환위기 이전보다 기업하기 나빠졌다'고 응답했다고 13일 밝혔다. 외환위기 이전과 비슷하다는 대답은 31.7%, 좋아졌다는 응답은 11.2%였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자금사정이나 체감규제가 악화되면서 환란 전에 비해 경영환경이 어려워졌다"며 "최근에는 사회양극화로 반기업정서까지 만연해 기업가정신마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기업의 91.4%는 '경쟁이 심화됐다'고 답했고, '투자기회가 늘지 않았다'는 응답도 71.9%에 달했다. 정부의 규제와 기업조사에 대해서도 63.7%의 기업이 '환란 전보다 강화됐다'고 답했다.

외환위기 전과 비교해 기업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85.5%가 '반기업정서가 당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었다', 75.6%가 '클레임.AS 등 소비자주권행사가 늘었다'고 각각 답했다.

비상경영 여부에 대해서도 65.7%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를 겪은 뒤 상시 비상경영 체제로 버텨왔다'고 답했다. 원가절감, 투자계획 변경, 유동성 확대 등 최악의 경영상황에 대비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기업들의 82.8%가 이 같이 응답해 중소기업(58.1%)보다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체(72.4%)가 서비스업체(36.4%)보다 비상경영을 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공격경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11.6%)하기보다는 '내실경영을 통해 안정적 성장을 추구'(88.4%)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향후 15년 글로벌 경제전쟁의 생존전략으로는 기업 10곳 중 6곳은 '상위기업 추종자' 대신 '시장선도자'를 꼽았다.

기업의 59.1%는 '경쟁사보다 먼저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주도하는 시장선도자(First Mover)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혀 '세계1위 제품을 벤치마킹해 개선제품을 내놓는 상위기업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11.2%)을 압도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시장창조자(Market Creator) 전략'으로 대응할 것이란 기업도 29.7%에 달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최근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면서 일본처럼 저성장경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 그리고 경기회복과 경제민주화를 조화롭게 추진함으로써 과거 70~80년대의 왕성한 기업가정신이 다시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 정치권, 기업의 하나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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