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민주통합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되던 추대 방식의 원내대표 선출은 가능성이 낮아졌다.
27일 오후 5시를 기해 마감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후보자 등록 결과 박기춘(경기 남양주을·3선), 김동철(광주 광산갑), 신계륜(서울 성북을·4선) 의원(기호 순)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세 후보는 이날 오후 각각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신계륜 의원은 "지금부터 5개월간 내 몸과 능력을 다 바쳐서 민주당을 혁신시켜 다시 국민에게 돌아가자고 결심했다"며 "대선에서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실패하지 않을 교훈을 남겨 거기에 맞춰 당을 개혁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출마의 이유를 설명했다.
신 의원은 "이 과정은 당 밖의 여러 민주세력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며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한번 민주당을 혁신하고 또 혁신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얼마 전 '레미제라블'이라는 영화를 감상했는데 거기서 본 끝없는 헌신성, 희생성, 역사에 대한 소명의식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지금 민주당이야말로 그런 사람이 나서서 혁신하고 반성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했다.
신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다.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민평련은 제가 정치에 입문한 이래 몸을 담은 유일한 단체"라며 "(어제 민평련 송년회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 그리고 이번에 5개월짜리 원내대표에 출마해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불쏘시게가 되겠다'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다수의 회원들이 (원내대표 출마에) 동의하고 찬성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선 "만약 원내대표직을 맡게 되면 (겸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해 제가 준비한 일들이 잘 처리되지 못할까 걱정도 있지만 만약 원내대표가 된다면 더 힘있게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당 쇄신 복안에 대해선 "의원 총의를 모으고 민생현장에 답이 있다. 노동자가 죽어가고 서민들이 고통받는 (현실로) 내려가자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박기춘 의원은 "18대에서 19대까지 이어온 원내수석부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당의 환부를 도려내고 상처를 보듬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박 의원은 현재 원내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으며 계파를 초월하는 중도 성향의 인사라로 꼽히고 있다.
박 의원은 "지금이야말로 두 번의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하며 강력한 대여 협상력을 발휘해 온 제 역량이 필요한 시기"라며 "더욱이 어느 계파나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저야말로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계파간 나눠먹기를 종식시키는데 이 시점에서 가장 적임"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저마다 무거운 책임을 감당하며 처절하게 성찰할 것이지만 실망과 비탄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다"며 민주당이 풀어야 할 숙제로 ▲패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평가 ▲치열한 혁신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를 꼽았다.
당내 비주류인 '쇄신모임' 소속 김동철 의원도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손학규 상임고문 계로 분류되며, 손 고문이 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 의원은 "이 시간 이후라도 원로 중진들이 역량을 발휘해 민주당의 난파선이 제대로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합의 추대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선거패배의 직접적이고 주도적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다시 당권 도전에 나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내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국민 앞에 우선 처절하게 사과하고 반성하며 용서를 구하겠다"며 "5년전 대선, 4년전 총선, 금년 초 총선에서도 참패하면서도 교훈을 찾지 못한 민주당, 총선에서 참패하고도 '이박 담합'이나 하는 민주당의 행태로는 결코 민주당에 불안해하고 불신하는 중도층을 잡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반대를 위한 반대, 상대방을 밀어트리고 나서 이겼다고 환호하는 여야 관계 아니라 진정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민생을 챙기고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여야 관계 를 만들겠다"며 "당 운영도 지금과 같은 일방통행식 일사천리식 상명하복의 끌고 가는 리더십이 아닌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개인적 능력과 전문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터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의원은 당내에서 원내대표직과 비대위원장을 겸직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태다. 박 의원은 "너무 우리가 조급하게 결정하다 보니까 깊은 고민이 없는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당무회의와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견을 묻고 합리적인 방법을 모으겠다"고 했다.
하지만 신 의원은 "(원내대표직과 비대위원장 겸직이) 썩 바람직한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민주주의는 절차가 중요하기에 당무회의와 의총에서 표결로 결정한 것이기에 다소 마음이 아파도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겸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낫지만 당시 결정에 불완전한 면도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다시 중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20분에 후보 등록을 마쳤고, 김 의원이 오후 4시30분, 박 의원이 오후 4시40분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장인 김우남 의원은 이날 후보등록 마감 결과 브리핑에서 "이들 3명의 후보자 대리인이 참석하여, 기호추첨을 실시한 결과, 기호 1번은 박기춘 후보, 기호 2번은 김동철 후보, 기호 3번은 신계륜 후보로 결정됐다"며 "내일 오전 9시 의원총회에서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127명을 선거인으로 하여 무기명비밀투표로 선출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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