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MP3 플레이어 시장이 한 방에 훅 하고 가버렸다. 스마트폰의 침공 때문이다. MP3 플레이어 제조사들은 동영상 재생, 작고 예쁜 디자인 등 부가적인 요소를 추가하거나 발전시키면서 스마트폰에 맞섰지만 경쟁이 되지 않았다.
수세에 놓인 MP3P 대표업체 아이리버가 내놓은 답은 '음악의 본질'이다. 스마트폰을 따라갈 수 없다면 MP3 플레이어만이 할 수 있는 '초고음질'을 구현하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아이리버가 10년 전 영광을 되찾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아스텔앤컨’을 직접 사용해봤다.
글| 백나영 기자 @100naB 사진| 정소희 기자
아스텔앤컨은 MQS(마스터 퀄리티 사운드) 재생이 가능한 휴대용 하이-파이 오디오 플레이어다. MQS는 음반 제작의 마지막 단계인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초고음질(24비트·192kHz) 음원을 의미한다. 한 곡 당 용량이 100~200MB 정도로 CD(16비트·44.1kHz)음원을 뛰어넘는다. 현존 디지털음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음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첫 인상-딱딱하지만 고급스러운 올 블랙 바디
아스텔앤컨의 외관은 딱딱한 느낌이다. 기존 아이리버가 가지고 있었던 고유의 은은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대신 올 블랙 알루미늄 바디에 섬세한 헤어라인 패턴을 적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다.
아스텔앤컨은 2.4인치 터치스크린이 탑재되어 있다. 최신형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에 익숙해진 소비자라면 화면을 조작하면서 느껴지는 뻑뻑함이 약간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듯하다.
녹음실에서 감상하는 수준의 '생생함'
아이리버가 자랑하는 초고음질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아스텔앤컨의 음질을 보다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젠하이저의 헤드폰 모멘텀을 함께 사용했다. 모멘텀은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을 탑재한 제품으로 음 왜곡도를 0.5%이하로 낮춰 선명한 사운드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헤드폰이다.
다만 프리미엄 헤드폰이나 이어폰이 아니면 고음질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평소 사용하던 이어폰을 이용해 음원을 감상해보니 생생한 느낌이나 깊이감도 떨어졌고 반주되는 악기의 음도 약간 뭉개져서 들렸다.
문제는 가격과 콘텐츠
귀가 크게 민감하지 않은 기자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아스텔앤컨이 좋은 음질을 선사하는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아스텔앤컨의 가격은 69만8천원. 앞서 언급한대로 프리미엄 헤드폰과 함께 즐겨야 MQS 파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소비자들이 투자해야할 돈은 100만원을 넘어선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MQS 파일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아이리버가 직접 MQS 파일을 판매하고 있지만 400곡 정도로 감상할 수 있는 음원이 매우 제한적이다. 곡당 가격도 1천800원으로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2천원 수준이다. 현재 MQS 파일을 유통하는 곳도 아이리버가 유일하다.
앞으로 아이리버가 얼마나 활발히 MQS 파일들을 유통시키면서 마니아층에 어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아스텔앤컨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별점과 한 줄 평 ★★★☆☆높은 가격에 일반소비자가 쉽게 접근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고음질에 귀가 트이고 나면 아스텔앤컨이 아른아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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