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커다란 발표를 했습니다. 새로운 윈도우로 새로운 이용자를 이끌어낼 수 있게 됐죠."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이 이 말을 하자 무대 뒤에서 한 남자가 박수를 받으며 걸어나왔다. 바로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다.
퀄컴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아 호텔에서 개최한 CES2013 기조연설 중에 스티브 발머 CEO가 자사 운영체제(OS) 윈도8 및 탑재 제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제공했다. 그는 삼성전자 '아티브 탭'과 델의 'XPS' 등 2개 제품을 소개했다.
지난 몇 년간 기조연설을 맡아왔던 스티브 발머 CEO는 올해부터 CES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머 CEO가 기조연설의 깜짝 손님으로 참가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CES 기조연설의 상징성과 주목도를 고려할 때 퀄컴이 다른 회사의 제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한 건 특별한 일이다.
업계는 퀄컴이 새 OS를 출시한 MS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최근 세계 IT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대변되는 모바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으며 이중 구글과 애플이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 OS인 안드로이드로 한 해에만 약 2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퀄컴은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의 점유율을 서서히 높여가고 있는 삼성전자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에 퀄컴칩과 자사 칩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협력사와 다양한 사업 기회를 갖는 게 퀄컴에는 중요하다. 퀄컴은 MS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지난해 CES 기조연설에서도 스테판 엘롭 노키아 CEO를 초청한 바 있다. 엘롭 CEO는 윈도폰 OS 기반 루미아 시리즈를 소개하고 돌아갔다.
최근 출시된 윈도8 기반 모바일 디바이스 대부분에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도 퀄컴이 지원사격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퀄컴과 함께 수백만명의 사람에게 새로운 (운영체제를 통한) 기회를 제공했다"며 "이것이 바로 모바일로부터 태생(Born Mobile; 퀄컴 기조연설 주제)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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