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고압적 태도로 구설에 오른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이 결국 취재진과 충돌했다.
14일 최대석 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 사퇴 관련 질문에 구체적 배경을 설명해 줄 수 없다면서 '정치부 기자 30년' 경험에 빗대 이야기하려다 "개인사 이야기 말고 질문에 대한 답변만 해 달라"는 항의를 받은 것.
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최 전 위원의 사퇴와 관련된 질문에 또 다시 "일신상의 이유"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그럼에도 사퇴 배경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질문은 공정하게 해야 한다", "이게 (브리핑이) 생중계 되고 있으니 가급적 소속을 밝혀 줘야 국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말을 돌렸다.
공식 브리핑 이후 기자회견장 밖에서 이뤄진 질의응답에서 '최 전 위원 사퇴가 일신상의 이유라고 하면 언론 입장에서는 추측성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 대변인은 "여기선 카메라 안 찍기로 한 것 아니냐"며 촬영 중이던 카메라에 화살을 돌렸다.
이어 윤 대변인은 "이런 말 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도 30년 기자생활을 했다"며 "자랑하는 게 아니고 여러분한테 선배인양 하는 것도 싫다. 기자 세계에서 선배니 후배니 하는 것도 사실 상당히 싫어했다. 내가 26살 반 때 기자를 했는데 그 때 대학교 4학년 때였다"며 엉뚱한 답변을 늘어놨다.
이에 한 기자가 "질문에 답변부터 좀 해 달라. 지금 개인사 물어본 게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했고, 윤 대변인이 "실례지만 어디 소속이냐. 좀 너무 심하게 말하네"라고 날을 세우면서 양측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해당 기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개인사를 말씀하시면…"이라고 응수했지만 윤 대변인은 "개인사를 말한 게 아니라 백브리핑을 하는 것"이라며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한 개인이 너무나 많은 피해를 입기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이런 말도 못 하느냐"고 따졌다.
윤 대변인은 "서로가 이해와 신뢰 속에서 이야기해야지…. 내가 선배입네 하는 게 아니라고 전제를 달지 않았느냐"고 했다.
앞서 윤 대변인은 지난 6일 인수위원 워크숍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기삿거리가 안 된다"고 말해 취재진의 빈축을 샀다. 이에 취재진이 '영양가가 있고 없고는 기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따지자 "영양가가 있고 없고는 대변인이 판단할 수 있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특종을 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면 결국 오보로 끝날 것"이라는 둥 '튀는 발언'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윤 대변인은 '정치부 기자생활 30년'을 토대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에 한 기자가 "폴리널리스트의 행태가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다"고 꼬집자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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