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올해 일 사용자(DAU) 500만명을 기록하는게 목표입니다. 현재 200만명 정도인데, 모바일로 본격적인 확장을 하게 되면 이는 충분히 달성가능하죠. 3년 안에는 현재 국내에서 업계 1, 2위를 다투는 컴투스와 게임빌 따라잡을 겁니다."
소셜 게임 업체 박성민 쿡앱스 대표가 21일 향후 3년 내에 컴투스와 게임빌을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직원수 19명으로 국내에서는 모바일의 빠른 성장세로 거의 잊혀진 분야인 소셜 게임 사업을 하고 있는 쿡앱스. 하지만 여타 성공한 모바일 게임 업체 못지 않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요? 매달 7억원 이상 냈죠. 올해 이의 2배 이상은 무리없이 달성할 것 같고, 3년내에는 연매출 700억~800억원 하는 업체로 설 겁니다."
이들이 사업 분야인 소셜 게임은 2008년 페이스북의 탄생과 함께 시작했다. 징가라는 글로벌 게임 업체를 탄생시키며 화려하게 급부상한 소셜 게임은, 당시 국내에서도 파프리카랩, 소셜인어스 등 소규모 인원의 개발 업체들을 탄생시켰다. 지금 '애니팡'으로 중견 게임 업체로 성장한 선데이토즈 역시 소셜 게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소셜 게임 성공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 업체는 페이스북 게임으로 가입자 400만명에 월간 사용자 150만명을 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낮은 ARPU(가입자 당 매출)와 사용자 수의 가파른 하락세를 맞봐야 했다. 이들 업체는 현재 대부분 다른 업체에 인수됐다.
◆"북미·유럽 공략…현재 매출 비중 가장 높아"
"소셜 게임을 하다 접은 많은 업체들과 달리 저희는 북미와 유럽 이용자를 공략했어요. 지금도 매출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곳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이에요. 동남아를 공략하면 일간 이용자나 가입자는 늘릴 수 있지만, 수익이 낮죠. 애초부터 ARPU가 높은 북미와 유럽에 특화된 게임을 만들었죠."
현재 쿡앱스의 대표 게임 '버글'은 DAU 120만명, 2천500만 가입자를 자랑하며, 최근 오픈한 '펭글' 역시 DAU 45만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 게임들이 국내에서는 먹히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국내 이용자들이 보면 시시하고 그래픽도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지만 해외에서는 소위 먹히는 게임이라는 것.
"소셜 게임 사업을 하다가 대다수가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했어요. 모두 국내 시장의 빠른 트렌드 변화만 보고 겁을 먹은 것 같았어요. 하지만 동유럽 등 해외는 여전히 PC베이스 시장이고, 모바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빠르지 않아요. 올해 저희도 모바일로 확장하는 중요한 시기지만, 급하게 하지 않으려고요."
◆"트렌드 셋터보다는 페스트 팔로워 선택"
쿡앱스는 아주대 전산학과 동기인 박성민 대표와 김태은 이사가 의기투합해 2008년 설립한 회사다. 이들은 재학 시절, 애플리케이션(앱)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당시 만든 페이스북 앱만 200개가 넘었다. 이렇다보니 앱을 통한 광고수익이 두명의 인건비를 만족스럽게 충당했고, 결국 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키우기로 한 것.
"지난해 초기부터 매출이 월 7억원대로 눈에 띄게 성장했지만, 사실 저희는 사업시작부터 BEP(손익분기점)를 넘겼어요. 무리하게 투자를 받지도 않았고, 성장하는 만큼 고용했고요. 현재 임직원 수가 19명인데, 크게 늘릴 생각은 없어요. 물론 사업이 성장하는 만큼 인원이 필요하지겠지만요."
박 대표와 김 이사는 성공 요인으로 무엇보다 지속적인 경험과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페이스북 탄생 초기부터 트렌드를 살폈고, 어떤 점을 이용자들이 싫어하고 좋아하는지 끊임없는 분석을 통해 발견해냈다. 또한 단기적인 효과를 노리는 마케팅은 지양했다.
"그래픽이 아무리 좋아도 어느 한 부분 때문에 이용자들이 싫어할 수 있어요. 그건 경험을 통해 아는 거죠. 또 무리한 마케팅을 하면 단기적인 효과를 누릴 수는 있지만,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았어요. 천천히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가진 트래픽 안에서만 마케팅을 하고 게임성을 보완했죠. 저희는 트렌드를 만들기 보다는 빠르게 따라가 페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국내 PC,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어느 곳보다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오히려 '테스트 베드'로 사용된다는 말이 나온다. 게임은 그 중 더 가장 빠른 변화를 보이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글로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빠름보다는 오히려 느림도 필요하다는 교훈을 쿡앱스는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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