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이동흡(사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특수업무경비의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의원들의 집중 질의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로 일관하며 구체적 사용 내역에 대해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헌법재판소장으로서의 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21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위 인사청문회에서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은 "지난 6년 동안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 어떻게 2억7천만원을 남길 수 있었냐. 후보자의 재테크 능력을 일반 서민들과 한번 공유해보자"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좌우간에 저는 옳은 돈 말고는 수입이 없다. 6년 재임 중에 있었던 수입은 이미 나열했다. 부모님 상(喪), 자녀들이 (생활비로) 250만원 넣어준 거 말고는 없다"고 했다.
최 의원은 "후보자가 자녀들의 미국 유학송금으로 얼마를 보냈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5만불 정도"라고 답했다. 이에 최 의원은 "후보자는 3만5천 달러라고 답했었다. 그런데 오늘 낸 자료에는 5만9천달러다. (수입지출) 모든 게 안 맞다"며 이 후보자의 답변에 일관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재판지원금이 나오고, 업무추진비도 사적으로 쓰고 헌재연구원 격려로 쓰라는 돈도 주말에 집 근처에서 가족들과 썼다. 특정업무경비를 어디에 썼나. 다 남기지 않았냐"고 추궁했고 이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 용도에 맞춰 썼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집중 질의를 이어갔다. 최 의원은 "(6년동안 늘어난 예금)2억7천만원은 어떻게 모았냐"고 따져물었고 이 후보자는 "6년 지난 자료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최 의원은 "10일 전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송금기록을 찾지 못했다는 이 후보자를 향해 자신이 찾은 송금 기록을 제출했다.
최 의원은 "그런데 오늘은 (점심 시간 이후 제출한 자료를) 어떻게 찾아왔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이 후보자는 "아무리 찾아도 (송금기록이) 안 나왔는데 전체 컴퓨터 시스템으로 찾아온거다. (송금) 받는 사람으로 찾아야하는지 (송금한 지) 5년 지나면 (기록이) 안 나온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최 의원은 "(5년 지난 송금기록이) 몇 건이냐"고 추가 질문을 이어갔고 이 후보자는 "두 건이 5년이 지난거다"라고 목소리를 낮춰 답했다.
최 의원은 자신에게 할애된 질의 시간 마지막까지 이 후보자를 향해 "이게 사소한 거냐. 월 400만원씩 '맞게 썼다. 그래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게 받아들여질 것 같나. 매년 감사에서 지적됐고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사전승인을 받고 쓰라고 한 돈이다. 다른 헌법재판관도 그렇게 쓰니 괜찮다고 하다니 다른 재판관은 헌재소장이 안 된다. (특수업무경비를) 어디다 썼는지 대답하라"고 추궁했다.
하지만 끝내 이 후보자는 "더 이상 지금까지 한 말보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특수업무경비의 사용처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고 최 의원은 "어디썼는지 말을 해줘야한다. 이건 세금이다"라고 꼬집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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