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진행됐지만 제기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이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특수업무경비의 사용처였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특수업무경비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문제 삼았다.
특히 이 후보자가 공금인 특수업무경비를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은 단기투자상품인 MMF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의 공세가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졌고, 이 후보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또 이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재직 시절 경리계장을 지낸 김혜영 헌법재판소 사무관이 "특수업무경비를 개인의 계좌에 입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죠"라는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 "네, 그렇습니다"고 이 후보자의 부적절함을 인정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후보자가 당초 인정한 장남의 증여세 탈루 의혹, 위장 전입, 불법 정치자금 후원 외에도 추가로 인정한 사항도 나왔다.
이 후보는 홀짝제가 시행됐던 지난 2008년 당시 두 대의 관용차를 받아 운영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 김진태 의원이 "홀짝제의 시행 취지는 개인차를 이용하라는 것이 아니고 2008년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정부가 절약에 선도하자는 것"이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불법 정치자금 후원에 대해서도 당초 한 번이라는 해명과는 달리 한 번이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기부금 영수증 검토 결과 당초 알려진 2007년 9월 7일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에게 10만원을 후원한 것 외에 2006년 12월 18일 10만원을 후원한 것이 하나 더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기억이 안 난다"며 "지로 용지가 오면 세액 공제가 된다니까 낸 것으로 두 번이라니까 맞을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인사청문회 내내 이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과 답변 태도도 논란이 됐다. 야권의 지적 사항은 인사청문회 이전부터 제기된 것이었음에도 후보자는 대부분 '모르겠다'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관행이었다'로 일관했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이 "후보자의 답변 태도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데 어쩌라고'라는 입장인 것 같은데 이제까지 답답했다"며 "후보자의 준비가 부실한 듯하다. 6년 전에 인사청문회를 한번 했는데 그때는 수월하게 넘어가서 그런지 답답하다"고 쓴 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여야는 23일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고 24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계획이지만 인준 자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이동흡 후보자의 의혹의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지만, 야권은 '해소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부적절 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가 쏟아진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서 야권은 이날 예정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여야의 이견 속에 지난 21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의 퇴임 이후 헌재소장 공백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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