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스마트폰 최강자로 떠오른 삼성이 반도체 소비 면에서도 애플을 따돌렸다.
시장 조사업체인 가트너가 23일(현지 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해 총 239억달러 가량의 반도체 칩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반도체 구매 규모 186억달러에 비해 29% 가량 증가한 것이다.
2011년 반도체 시장 최대 수요처였던 애플은 지난 해에는 구매 규모가 214억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전통적인 PC업체들인 휴렛패커드(HP)와 델의 반도체 구매 규모는 전년에 비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애플, 전체 반도체 시장 15% 점유
이처럼 삼성이 반도체 시장에서 최대 수요처로 부상한 것은 갤럭시S3를 비롯해 지난 해 출시한 스마트폰들이 큰 인기를 누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에 추월당하긴 했지만 애플 역시 반도체 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88억달러였던 애플의 반도체 구매 규모 역시 214억달러로 상승했다.
지난 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3% 가량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반도체 수요 증가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삼성과 애플은 지난 해 전체 반도체 시장 수요의 15%를 책임졌다고 가트너가 설명했다.
모바일 강자인 삼성과 애플이 반도체 시장을 주도한 반면 휴렛패커드(HP), 델 등의 반도체 수요는 크게 감소해 최근의 PC시장 불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했다.
2011년 160억달러 어치 반도체를 사들였던 HP는 지난 해에는 12.7% 감소한 14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델 역시 99억달러에서 86억달러로 13.4% 감소했다.
또 지난 해 10대 반도체 수요업체 중 6개사가 전년에 비해 구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규모가 증가한 4개사 중에서도 삼성, 애플 외에는 소니와 레노버는 증가율이 1% 내외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따라 명암 엇갈려
삼성이 애플을 따돌리고 반도체 최대 수요업체로 부상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011년엔 삼성과 애플이 1위 자리를 주고 받으면서 각축전을 벌이는 국면이 계속됐다. 하지만 2012년 들어 삼성이 연이어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독주 태세를 굳혔다.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8%를 기록하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한 때 스마트폰 1위에 올랐던 애플은 20%에 머물면서 삼성과 격차가 벌어졌다.
두 회사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그대로 반도체 구매 규모로 이어진 셈이다. 실제로 애플은 한 때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던 2011년에는 반도체 구매 규모도 188억달러로 삼성(186억달러)를 근소하게 제쳤다.
하지만 IT 전문매체인 기가옴은 "반도체 지출이 적다고 해서 반드시 구매 물량이 더 적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부품회사와 협상이나 구매한 반도체 유형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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