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 TV와 생활가전이 포함된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전년 대비 82% 성장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4분기만 봐도 전분기대비 87% 이익이 늘어 가전 사업 성장세 둔화라는 시장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렸다.
25일 삼성전자는 201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TV 및 생활가전을 취급하는 소비자가전(CE)은 지난해 전체 연결 실적 기준 매출 48조4천500억원, 영업이익 2조3천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는 TV와 모니터 등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취급하는 생활가전사업부로 이뤄져 있다.
이번 실적은 지난 2011년 대비 영업이익이 82% 크게 뛰었다. 매출 역시 2.4%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CE의 경우 차별화된 LED TV 전략 제품 판매가 확대 됐고 생활가전은 미국/구주 등 선진시장 판매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CE는 지난해까지는 IM(정보모바일)과 함께 완제품(DMC) 부문 산하에 있다가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문으로 격상했다. 올해부터는 CE 부문에 TV사업과 생활가전사업 외에 프린팅솔루션사업부, 의료기기사업부가 추가됐다.
◆선진 시장 위주 '프리미엄 전략' 성과 거둬
4분기 CE의 실적은 매출 13조9천500억원, 영업이익 7천400억원.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전통적으로 4분기는 TV 시장 성수기다. 시장 규모가 큰 미국의 경우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등 반짝 판매기간도 있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판가하락과 환율 문제, 경기 불황 등이 겹쳐 전망이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CE 영업익 예상치를 6천억원 안팎으로 낮게 잡았다. 더 나아가 3분기보다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CE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이뤄냈다. CE 내 TV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는 4분기 10조5천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매출 8조2천300억원보다 28% 성장한 셈이다. 그 결과 VD사업부 연매출은 약 35조1천900억원을 달성했다.
생활가전사업부의 경우 연매출 13조2천600억원, 4분기 매출은 3조4천3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생활가전 역시 4분기 매출이 지난 3분기 대비 1.8% 가량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이번 성과의 배경으로 선진시장 위주로 펼친 프리미엄 전략을 꼽고 있다. TV는 미주에서, 가전은 유럽 시장쪽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구체적으로 TV 사업의 경우 LED TV 중심으로 성수기 효과를 누렸다. 특히 선진시장에서의 7000/8000급 프리미엄 판매 외에도 신흥시장에서 지역 특화 모델 라입업을 강화하며 성장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전체 TV 수요가 전분기 대비 20% 후반 수준으로 늘었고 LED TV도 전분기 대비 50% 초반대로 판매가 늘었다. LED TV 비중은 3분기 80% 후반에서 4분기 90%초반으로 확대됐다.
생활가전 사업 역시 시장 수요를 극복했다. 글로벌 경기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전분기 대비 수요가 감소했지만 삼성전자는 대용량 세탁기, 냉장고를 중심으로 미국, 구주 등 선진시장 위주로 판매가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E의 이번 4분기 실적이 연중 최고 실적이지만 2분기랑 비슷한 수준이라 엄청 잘했다고 할수도 없다"며 "환율 문제는 분명 있었지만 프리미엄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풀이했다.
◆TV, 가전 올해도 프리미엄 전략…프린터, 의료기기 사업은 변수
2013년 TV와 가전 사업 전망이 밝지는 않다. 삼성전자는 일단 TV 사업은 신흥시장 및 LED TV 성장세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 LCD TV를 접고 LED TV 체제로 전면 전환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멕시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러시아, 베트남 등 세계 각지에 있는 TV 공장에서 LCD TV 생산 물량을 LED TV로 전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앞서 지난해부터 LCD TV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LCD TV가 판매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80% 수준에 진입한 LED TV 비중을 올해는 80% 중반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TV 판매량 목표는 지난해 대비 10% 늘어난 5천500만대 수준이다.
생활가전 사업은 선진시장의 저성장과 신흥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삼성전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보다는 소폭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진시장에서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신흥시장에서는 저가 제품 등 볼륨이 많은 보급형 제품 강화로 시장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올해 신설된 프린팅솔루션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가 앞으로 CE 부문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대상이다. 두 사업은 삼성전자가 아직 의미있는 매출을 올리는 분야가 아니지만 사업부를 별도로 꾸릴 만큼 관심이 높은 '신성장 동력'이다.
특히 의료기기사업부의 경우 현재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조수인 사장이 최근 삼성 메디슨 대표까지 겸임하게 됐다. 이에 따라 추후 장기적으로는 두 조직을 합치는 후속 작업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매분기 실적발표 때 CE 부문 중에서는 VD사업부 외 생활가전 등 다른 사업부 매출은 따로 밝히지 않아왔다. VD사업부도 영업이익은 비공개다. 사업이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프린팅솔루션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 역시 비공개에 부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처럼 VD사업부 외 다른 사업부 매출은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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