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국내 통신시장에 경쟁을 활성화 시켜 통신비 인하를 이뤄줄 총아로 기대받았던 '알뜰폰(MVNO)'이 아직은 '기대주'에 머무르고 있다. 알뜰폰을 보다 활성화시키는 것이 통신비 인하를 합리적으로 유도하는 방안이라는 지적도 높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의무사업자 추가 지정 및 의무도매범위 확대 등을 담은 이른바 '알뜰폰 진흥법(가칭)'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민주통합당)은 31일 '이동통신요금인하와 알뜰폰 활성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법제화를 위한 의견청취를 했다.
전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현재 3G 알뜰폰은 30% 저렴한데 LTE는 같은 값에 판매되고 있다. 전혀 '알뜰'하지 않다"면서 "이는 3G 재판매만 의무화 돼 있고 대다수 소비자가 선택하는 LTE 재판매는 의무 지정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알뜰폰을 활성화 하려면 단말기 유통이 통신과 분리돼 소비자가 저렴한 단말기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국내 시장은 '보조금'을 앞세워 단말 유통 자체가 매우 혼탁하기 때문에 이 또한 알뜰폰 활성화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병헌 의원은 이르면 설 명절 직후 이같은 알뜰폰 산업 활성화를 '알뜰폰 진흥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KT도 의무제공사업자로?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명지대학교 홍명수 교수는 "알뜰폰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알뜰폰 사업자가 망제공사업자(MNO)와의 거래에서 불리한 입지에 처하지 않도록 정부가 감시를 강화해야 하고 알뜰폰 사업자와 MNO와의 동등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MVNO협회장인 장윤식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대표는 "알뜰폰을 활성화 하자는 것은 궁극적으로 통신요금을 인하하자는 얘기"라면서 "우리나라는 이미 통신시장이 포화인 상황에서 알뜰폰을 도입했는데, 이는 경쟁을 통해 요금을 낮추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경쟁 촉매제'가 되어야 할 알뜰폰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이유로 장 대표는 ▲도매대가가 너무 높아 알뜰폰 업체가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설계하기가 어렵다 ▲통신사들의 과도한 보조금으로 알뜰폰 업체가 설 자리조차 없다 ▲단말기 수급의 활로가 되어 줄 수 있는 단말기 자급제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 ▲각종 위약금이 이용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는 등의 문제점을 꼽았다.
장 대표는 또 "주파수 경매제를 통해 정부가 주파수를 굉장히 비싼 값에 임대해 주고 있는데, 그래놓고 요금을 인하하라고 하니 인하가 될 리 없다"면서 "주파수는 할당제로 되돌리고, 대신 알뜰폰 사업에 적극적인 MNO에는 유리한 주파수를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책'으로 쓴다면 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전병헌 의원은 "알뜰폰이 '싼게 비지떡'인 상품이 되어선 안된다. 저렴한 가격이 '무기'가 되어야지, 저렴한 점 빼고는 그저그런 서비스가 된다면 경쟁력을 잃는다"면서 "국내 MNO들이 알뜰폰 사업자를 암묵적으로 견제하면서 '서자'취급을 하면 안되기 때문에 법제도적으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 의원은 현재 SK텔레콤 한 곳으로 지정돼 있는 도매의무제공사업자 지정을 추가하는 한편 3G 망에만 국한돼 있는 의무제공 망 범위도 4G LTE로 넓히는 등의 방안을 담은 '알뜰폰 진흥법'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급제 정착을 위한 보조금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보조금을 완전 규제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의원실 관계자는 "SK텔레콤 외에 KT 정도를 추가 의무도매제공사업자로 지정해 알뜰폰 도매제공 역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의무제공 범위도 LTE로 넓혀 LTE 요금제 역시 30% 저렴한 요금제로 인하하도록 한다면 알뜰폰 업체들이 보다 힘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산업계 의견과 MNO들의 의견까지 다양하게 수렴해 구정 이후 관련 법률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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