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내가 한 달에 내는 통신비가 얼만데 왜 나의 멤버십 등급은 '실버'밖에 안되는거야!"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점, 커피숍 등 다양한 가맹점에서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포인트로 '할인' 좀 받아본 알뜰족이라면, 자신의 멤버십 등급에 대해 이같은 불만을 한번쯤은 가져봤을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최하위 요금제를 선택해도 월 평균 요금이 단말기 가격을 제외해도 기본 3만7천400원이 청구되며(부가세 포함), 대다수의 이용자가 선택하는 54 무제한 요금제나 LTE 62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단말기 가격까지 포함하면 7만~8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비싼 요금을 내고도 막상 2만~3만점 정도의 낮은 등급 포인트를 받는 것이 의아하지만, 도대체 이 '등급'은 어떻게 매겨지고 포인트는 무슨 기준에서 지급되는지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단말기 값-콘텐츠비 등은 멤버십에서 제외
불과 3~4년전만 하더라도 월 평균요금이 5만원 이상이면 '다량 이용자'에 속했다. 다량 이용자들은 연간 멤버십 포인트가 5만점 가까이 지급되고 각종 할인 혜택이나 이벤트 초대도 많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대부분 월 5만원 안팎의 '정액 요금제'를 선택하자 통신사들의 멤버십 서비스 방식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통신요금이 단말기 가격과 결합 청구되는데다 통신사들이 고가의 스마트폰 단말기를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요금할인'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멤버십 계산은 더 어려워졌다.
현행 통신사들의 복잡한 멤버십 계산 방식은 '통신사에 내는 순수한 요금'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예를 들어 가입자 A씨가 2월 통신요금으로 10만9천990원을 통신사에 납부했다고 가정해보자.
A씨의 요금 중 단말기 대금 3만원, 인터넷 정보이용료 1천200원, 소액결제이용료 6천원, 그리고 전체 요금의 10%에 해당되는 부가세(세금)는 멤버십 적립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 주기 위한 통신사의 '요금할인' 역시 적립 대상이 아니다. 할인된 요금만큼 멤버십 적립금에서도 빠진다.
여기에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역시 적립 대상이 아니다. 대신 추가로 이용한 음성 통화료 및 데이터 요금, 문자 요금 등은 통신사 매출에 속하기 때문에 적립 대상이 된다.
한마디로 순수하게 '음성 및 데이터 통화료'가 멤버십 적립 대상인 셈이다. 이에 따르면 월 10만9천900원의 요금을 낸 A씨의 멤버십 적립 대상 금액은 6만2천690원이 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인터넷 정보이용료 및 소액결제 이용료, 단말기 대금 등은 제조업체나 콘텐츠 업체 등 제3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금액"이라면서 "통신사들이 고객의 편의를 위해 대신 청구 및 수납을 대행해 주는 것이지 통신사의 매출과는 상관이 없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3사 등급분류 기준 '미묘한 차이'
멤버십 지급 기준 만큼이나 포인트의 양을 결정하는 '등급' 분류 기준도 각사마다 다르다.
3사 모두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각자 기준을 두고 4개 등급으로 가입자를 분류해 멤버십 포인트를 지급한다.
4개의 등급으로 나누는 기준은 대동소이 하다. 연간 총 사용 금액을 합산해 등급별로 포인트를 차등 지급한다.
그런데 등급을 산정하기 위해 반영하는 요금 항목이 3사간 차이가 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연간 사용요금을 등급 산정 항목으로 활용하는데, KT는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집전화, IPTV에 와이브로 요금까지 모두 멤버십 등급을 산정하기 위한 요금에 합산시킨다.
예를 들어 B씨가 매월 7만원의 요금을 내는데 이중 단말기 할부금 등 멤버십 제외 항목을 뺀 순수 멤버십 반영 요금이 월 4만원 정도라면, B씨는 48만원을 연간 사용한 것으로 집계돼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서 3단계(실버) 등급을 받는데 그친다.
하지만 KT는 B씨가 이용하고 있는 월 3만8천원짜리 초고속인터넷+IPTV 결합상품 요금과 월평균 6천원씩 나오는 집전화 요금, 여기에 월 5천원씩 내는 와이브로 요금까지 멤버십 산정에 반영한다. 이 경우 KT에서 산정하는 B씨의 연간 이용금액은 106만8천원으로 껑충 뛰면서 단숨에 B씨는 1단계 등급(VIP급, 슈퍼스타)을 받게 되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그간 각 상품별, 고객별로 모두 멤버십이 흩어져 있어 고객이 체감하면서 느끼는 멤버십은 턱없이 부족했다"면서 "KT는 멤버십 서비스 개편을 위해 고객 데이터를 공급자 중심인 '상품기반'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고객 기반'으로 전면 개편하고 이에 발맞춰 '올레클럽'이라는 멤버십을 새롭게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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