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800억 규모 유상증자…마힌드라 전량 매입

[정기수기자] 쌍용자동차가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증자 물량은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100% 인수한다.

쌍용차(대표 이유일)는 14일 서울 역삼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1천454만5천455주가 모집될 예정이며 증자 비율은 11.9%, 신주 발행가는 5천500원이다. 납입 예정일은 오는 5월 22일이며 상장 예정일은 6월 7일이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쌍용차의 자본금 규모는 현재의 6천134억원에서 6천861억원으로 늘어나게 되며, 부채비율 축소와 현금 유동성 확보를 통해 재무건전성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쌍용차에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증을 통해 8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향후 투자에 대한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엔카 사장은 특히 "이번 투자금액은 쌍용차의 새로운 차량 개발, 설비투자,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될 것"이라며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하기 이전에 일어났던 문제를 수습하는데 사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유상증자는 쌍용차의 조기 경영정상화에 대한 마힌드라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 결정으로 투자 재원 확보는 물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소형 CUV 등 신 차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 집행을 통해 제품 개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이번 투자금을 오는 201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100'에 대한 투자와 기업의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X100의 총 개발비용은 2천900억원이다.

아울러 이날 이사회에서 마힌드라는 지난 2011년 3월 쌍용차를 인수할 당시 발행한 954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의 만기를 2015년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과 회사채를 합해 총 1천754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쌍용차는 정치권에서 주장하고 있는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재차 밝혔다.

이 대표는 "국정조사 논란으로 인해 당초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이사회가 연기돼 투자 결정이 미뤄졌다"며 "쌍용차를 둘러싼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엔카 사장은 이날 이사회 참석 후, 쌍용차 노조와 만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