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인터넷 상에서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제한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 발효된 첫날부터 아이핀이나 휴대폰 본인확인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지난 18일부터 이용자 1만명 이상인 웹사이트는 주민등록번호 수집 및 이용이 전면 금지됐다.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자는 주민등록번호 대신 아이핀이나 휴대폰 본인인증 등을 이용해야 한다.
제도 시행 첫날부터 문제가 속출했다.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인 아이핀 발급 사이트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장애가 발생하는가 하면, 휴대폰 본인인증도 지연현상이 발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특히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를 시행하고 있는 게임업계의 불만이 크다. 게임업체들은 셧다운제 때문에 반드시 이용자의 연령을 확인해야 한다.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금지되면서 연령 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
유력 게임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아이핀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해지면서 회사에 불만을 터뜨리는 고객들이 많다"며 "우리로서는 어떻게 손을 쓸 도리가 없는데 자꾸 화를 내는 고객들이 많아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아이핀을 사용하는 사람은 전체 인터넷 인구의 3% 수준이라는 것이 인터넷 업계의 통계"라며 "아직 제대로 정착도 되지 않은 제도만 들이밀면서 모든 이용자의 연령확인을 강제하는 정부정책에 문제는 없는가"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부모 명의 도용이 더욱 쉬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모 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손쉽게 부모 명의로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을 통한 본인인증에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년월일과 본인 명의의 휴대폰 뿐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모들이 자신의 명의로 휴대폰을 만들어 자녀들에게 이용하도록 하는 경우 100% 명의 도용이 이뤄질 것"이라며 "부모 생년월일만 알면 셧다운제도 피하고 성인게임도 모두 할 수 있다. 이렇게 손쉽게 도용이 가능하다는 부작용을 알면서도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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