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격기준에 동거자녀의 경제력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희숙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가구 유형과 공적연금 수급 여부를 고려한 고령층 빈곤과 자산 분포 현황' 보고서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연령대(만 18~64세) 가구원이 없는 노인 단독가구의 경우 노인빈곤율이 70.9%, 노인극빈율이 17.8%로 나타났다. 노인 단독가구 대부분이 빈곤상태인 것이다. 근로연령대 가구원이 없는 노인부부가구 역시 노인빈곤율이 47.1%에 달했다.
반면에 근로연령대 가구원을 포함한 가구에서는 노인빈곤율이 18.7%로 전체 인구 빈곤율과 차이가 적었다.
윤 연구위원은 "동거자녀의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실제로 고령자가 처한 경제적 조건이 크게 왜곡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근로연령대 가구원과 동거하는 고령자 단독가구의 가구 근로소득은 3천446만원인 데 비해 고령자 본인이 창출한 소득은 연평균 62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연령 가구원이 없는 고령자 단독(및 아동) 가구의 경우, 본인이 창출한 소득이 연평균 115만원, 부부의 경우 449만원이었다. 고령자 본인만의 소득을 기준으로 삼으면 자녀와 동거하는 고령자보다 소득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연구위원은 "기초노령연금이 자녀의 경제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실제 부양을 못 받지만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지원 혜택을 못받는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규정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였지만, 그 결과, 상황이 훨씬 양호한 집단에 지원이 향하게 되는 왜곡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생계를 함께하는 자녀 세대의 경제력을 자격기준에 반영해 부양의무자 규정의 문제점은 방지하면서도 실질적 차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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