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유료방송 업계는 여전히 지상파와 '재송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제도개선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3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업계는 지상파 재송신 제도개선안 마련을 새 정부에 촉구하기 위해 공문발송 등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서 요구하는 지상파 재송신 제도개선안 주 내용은 지상파 방송이 유료방송에 재송신될 시 유료방송이 지상파에 지불하는 대가에 대한 기준, 현재 KBS1으로 한정 돼 있는 무료 재송신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하느냐다.
당초 방송통신위원회는 17대 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제도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업계간 첨예한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18대 정부로 넘기게 됐다.
현재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업체들은 지상파 측과 재송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상파 제도개선안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협상인만큼 분쟁 요지가 많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케이블TV 업계 전문가는 "재송신료에 대한 제도적인 근거가 없다면 지상파 측이 부르는 게 값이 될 여지가 많다"며 "제도가 뒷받침해 준다면 지불 액수를 예상할 수 있고 지상파 측 요구에 대해 적합한지 산출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의무 재송신 범위 확대 여부도 조속히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방통위는 무료 의무 재송신 범위를 현 KBS1에만 국한된 것을 KBS2, MBC까지 확대하는 안을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한 바 있으나 결국 상임의원들간의 견해차이로 보류된 바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SO협의회는 지난 2월28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공영방송 유료화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케이블TV 업체(SO)들은 성명을 통해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언했던 지상파 재전송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 발의가 이행되지 않아 사업자간 갈등이 계속되고 국민들은 시청료를 이중 삼중으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영방송(KBS, MBC) 무료 의무재전송 입법화를 새 정부 방송정책 1순위 과제로 선정해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계에서도 의무재송신 범위확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월28일 미디어미래연구소가 개최한 '제 2회 2020 미래방송포럼'에서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지상파 재송신 및 보편적 서비스 정책 방안'이란 발제를 통해 공영방송 등 지상파방송에 대한 국민들의 시청권 확보를 위해 의무재전송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지상파방송이 동시중계권을 이유로 언제든지 재송신을 중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의무제공 등의 형태를 통해 국민들의 지상파방송 접근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신료'를 기준으로 의무재송신 채널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선 충남대 교수는 "전체 수신료의 일정 비율 이상을 수혜받는 방송사업자의 채널은 '무상 의무재송신' 대상으로 지정하고 그렇지 않은 방송사업자의 채널은 의무재송신 대상에서 해제함으로써 재송신 문제를 방송사업자 간의 자율협상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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