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산업 전반에 접목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 경제부흥을 이뤄내고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정책 구상이 첫 걸음도 떼지 못한 채 휘청이고 있다.
'창조경제' 주무부처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새 정부 출범 열흘째인 5일 현재까지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주도할 적임자로 '삼고초려' 했다는 김종훈 미래부 장관 내정자가 돌연 사퇴하면서 미래부 출범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글로벌 경제위기 파고 속에 대한민국호(號)를 이끌 핵심 축으로 제시한 만큼, 미래부 출범이 난항을 겪을수록 새 정부 국정파행 역시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의 마지막 쟁점은 방송진흥의 핵심 기능을 미래부로 이관하는 문제다.
박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저의 신념이자 국정철학이고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는 문제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원칙'을 강조하며 사실상 야당에 '백기'를 들 것을 촉구한 셈이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으름장식, 밀어붙이기식 담화는 70년대식 개발독재사회"(박기춘 원내대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소집을 요구하면 3월 임시국회는 8일에야 시작되기 때문에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는 사실상 3월 중순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
이 경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미래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신설·개편되는 4개 부처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늦어진다.
특히 미래부의 경우 김 내정자가 자진 사퇴하고 미국으로 출국함에 따라 인선 자체를 다시 해야 한다. 부처의 무게감이나 박 대통령의 신중한 인사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적임자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선 이후에도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등을 고려하면 4월에나 미래부의 정상 출범이 가능하다.
결국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이 100% 완료되는 시점은 새 정부 출범 한 달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둘러싼 사상 초유의 사태가 지속되면서 시급한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러다가는 새 정부가 경제 난맥상을 풀어나갈 시기를 영영 놓쳐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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