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민주통합당이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초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나섰다. 일각에서 장외투쟁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다.
민주통합당은 원세훈 국정원장이 취임한 지난 2009년 2월부터 올해 1월28일까지 국정원 인트라넷에 게시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라는 문건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내용을 리트윗한 트위터 계정이 수십여개 발견됐고, 일부는 오타까지 그대로 옮겨진 것으로 드러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대선 당시 파문을 일으킨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사진)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이명박 정권 시절 국내정치에 노골적으로 개입해 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지난 대선 때 폭로된 국정원 직원 댓글사건 역시 원 원장의 지시 아래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자행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또 "댓글사건 뿐만 아니다. 원 원장은 4대강 공사와 한미 FTA 강행, 세종시 문제 등 정부 정책에 정당한 비판을 제기한 시민사회단체를 종북 좌파, 내부의 적 등으로 싸잡아 매도했다"며 "이 같은 구시대적 행태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하고 국기를 문란케 한 중대 범죄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사안은 매우 심각한 국헌문란 사건이며 묵과할 수 없는 민주헌정체제에 대한 도전"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민주통합당은 당내 '국정원 불법선거운동 진상조사특위'와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체 진상조사 작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검찰에는 국정원 압수수색과 원 원장 수사를 촉구한 상태다.
나아가 여야가 합의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될 경우 장외투쟁도 불사할 태세다.
박 대변인은 "이미 국정조사가 합의돼 있지만 국정원의 비협조와 정권 차원의 방해로 인해 진실 규명이 불가능하게 될 경우 헌법과 민주정치 체제를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한걸음 더 내딛는 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관계자는 "이 정도 사안이면 장외투쟁감"이라며 "입장을 바꿔서 새누리당이 이 같은 처지에 놓였어도 장외투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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