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공영방송 사장 임명 시 대통령과 지연·학연 등 특수관계자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디어미래연구소(대표 김국진)가 2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공영방송 공공성 제고 및 정체성 확보'를 주제로 개최한 제3회 미래방송포럼에서 윤석민 서울대 교수는 "공영방송 공공성을 위해 사장과 이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사장 후보에 특정 캠프 출신, 특정 정당 출신, 대통령과의 학연·지연 등으로 얽힌 특수관계자를 배제하는 엄격한 제척 기준을 도입해 정치적 편향성 시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고 말했다.
윤 교수는 공영방송 사장의 인사권 남용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보도·편성·교양·다큐·시사제작·라디오1국장 등의 직책 임명 예정자에 대한 사내 청문회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사장 해임에 대해서도 해임 사유를 법조문 내 신설하고, 공영방송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해임을 건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장 임면이 정권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공영방송 이사 역시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원성을 위해 미디어, 경제, 교육, 과학, 문화 등 주요 사회 각 영역의 전문성과 대표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며 여성과 비수도권 거주자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공영방송 이사직의 무보수 명예직 전환도 주장했다.
2009년 10월 기준 KBS 이사장은 경비와 회의참석 수당을 합쳐 연 9천만원을, 이사들은 5천500만원을 받고 있다. MBC 최대 주주인 방문진 이사장 수당은 연 1억2천만원, 이사수당은연 5천만원 이상이다.
윤 교수는 "정치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대한 인센티브를 약화시키기 위해 이사회 스스로 명예롭게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새 정부에서 공영방송 이사 및 사장 선임, 수신료, 방송사 평가 및 재허가 등 방통위에 주어진 사무를 현재보다 잘 수행하도록 세부 권한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수신료 산정위원회'를 설치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수신료 산정 방식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디어미래연구소 이종관 연구위원은 '공영방송 수신료 현실화 및 산정체계 개편 방안' 발제를 통해 "KBS 재정 충당 중심으로 수신료 인상안이 발의됨에 따라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못했다"며 "산정 방식 수립이나 관련 위원회의 설치는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편 논의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핵심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호 서울과기대 교수도 "독립적인 수신료 산정위원회를 설치해 정기적으로 정확한 재원규모를 조사∙평가하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만 강원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공영방송법을 제정해 공영방송 대상 및 주요기능을 명시해야 한다"며 "국회의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는 미국 FCC 의사결정 모델을 원용한 방송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제안 했다.
여성민우회 강혜란 위원은 "공영방송 이사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회의록 공개하며 쟁점 사안에 대한 특별다수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항제 부산대 교수는 "공영방송 사장 임명 시 특별 다수제를 도입하거나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이사 선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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