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따라 우리 경제가 빠른 시일내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민간․국책연구소, 학계 및 금융기관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정부 경제환경 및 정책방향'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46명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으며, 응답자의 56.6%는 한국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경제전문가의 69.6%는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 적정 규모는 평균 13조3천억원이라 답했다.
◆성장률 2%대 그칠 것 …추경 13조원 필요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상반기 1.9%, 전체로는 2.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지난 2011년 3.6%에 훨씬 못 미칠 뿐 아니라, 한국은행이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전망치 2.8%보다도 낮은 수치.
대내외 적으로 위협요인이 상당하다는 판단인 것. 실제 전문가들은 대외위협요인으로 ▲유럽발 경제위기 지속(41.3%) ▲일본 아베노믹스(41.3%)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15.2%) ▲미국 재정불안(2.2%) 순이었다.
유럽 재정위기국들의 긴축정책에 따른 실물경기의 지속적 악화, 최근 불거진 키프로스 구제금융 사태의 확산에 대한 우려 등과 함께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우리 수출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또 가장 우려되는 대내요인으로는 가계부채(37%)가 꼽혔다. 부동산시장 침체(30.4%)와 함께 가계의 소비여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라는 진단이다. 다음으로 경제민주화, 북핵문제 등 ▲정치리스크(17.4%)를 비롯해 ▲환율하락(원화강세, 13%) ▲기타(내수침체, 2.2%) 등의 순이었다. 반면 물가불안을 선택한 전문가는 없었다.
이들 전문가들은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2015년 이후 에 끝날 것이란 의견이 전체의 56.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2014년(28.3%) ▲올 하반기(15.2%) 순이었다. 올해 상반기 중 위기가 극복될 것이라 보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특히 한국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높다는 대답이 56.6%로, (매우) 낮다는 의견 43.4%를 웃돌았다.
일본식 불황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급속한 인구 고령화(34.6%)'를 가장 큰 문제로 보았으며, '부동산버블 붕괴 조짐(30.8%)', '기업투자 부진(19.2%)', '생산성 부진(15.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저성장 흐름을 극복하고 새정부의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면 적어도 4% 대 경제 성장률을 가져가야 할 것으로 봤다.
중산층 복원, 고용률 제고, 증세 없는 복지 등을 위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경제성장률이 '4%대'라는 답변이 전체의 50%로 가장 많았던 것. 이외 5%대 이상(26.1%), 3%대(23.9%) 등 응답자 전원이 3%대 이상을 기본 요건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당장 경기활성화를 위해 응답자의 69.6%는 단기 처방으로 '추경예산 편성'이 필요성을 꼽았다. 규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9조원)과 비슷한 13.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투자․일자리 확대를 위한 ▲신성장동력 확충(69.6%) ▲기업규제 완화(19.6%) ▲세제․금융지원(4.3%) ▲공공 일자리 확대(2.2%) 등을 과제로 꼽았다.
전경련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새정부의 출발선 상에서 우리경제가 처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바람직한 정책방향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저성장 기조의 극복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이를 위해 모든 경제주체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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