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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브라더에서 창조자로 변신하는 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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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3년 기획]손바닥경제시대②빅데이터로 창조적 파괴 이뤄

통신망 기반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요금을 받아 수익을 유지하던 통신사들이 새로운 경제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분주하다. '손바닥경제'가 이 새로운 흐름의 중심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인프라의 완성에 따라 기존 산업의 경계를 창조적으로 파괴해 나가는 것을 '손바닥경제'라 말할 수 있다.

손바닥경제는 이미 은행과 병원, 백화점과 편의점 등 우리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고 있다. 손안의 세상에서 생활 서비스가 모두 이뤄지는 세상이 활짝 열리고 있는 것다. 이에 아이뉴스24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통신사들의 '손바닥경제'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변화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코자 한다.

1회 : [손바닥경제 시대]창조경제의 발화점, 통신

▶2회 : [손바닥경제 시대]빅브라더에서 창조자로 변신하는 통신사

[강은성기자] A보험사의 '잘 나가는' 영업맨 이상희씨(34세)는 오늘도 고객과의 상담을 위해 사무실을 나섰다. 통화를 해 고객이 현재 어디 있는지 파악한 후 그 곳으로 상희씨가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차에 탄 상희씨는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 후 동시에 스마트폰 '내비 앱'도 실행시켰다. 일반 내비게이션만으로는 막히는 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모바일인터넷을 이용한 '실시간 길 안내' 서비스가 고객과의 약속 시간을 지키는 데는 꽤 유용하다.

막히는 길을 피할 수 있어 10분정도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한 상희씨는 고객이 오기 전 스마트폰으로 사내 시스템에 접속해 지난 상담 내용을 살펴봤다. 고객이 요청한 각종 특약 정보와 가상 계약서도 즉석에서 꾸밀 수 있었다.

해당 정보를 태블릿PC로 전송해 고객에게 보여주니 고객도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 상희씨는 태블릿PC로 직접 계약까지 진행하고 정보를 본사로 전송했다. 계약과 동시에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계약 정보를 전송하고 알림 메시지도 넣어주는 것은 상희씨의 또 다른 영업 노하우였다.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무선 인터넷'을 활용한 데이터 서비스가 꽃을 피우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와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한켠에서는 이를 업무와 생활에 적용해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손바닥 경제'로 진화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상희씨의 사례에 등장하는 '모바일 영업지원시스템'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영업현장과 이동성이 필요한 업무에는 이같은 모바일 시스템이 구축,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몇가지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비싼 값을 주고 별도의 장치를 구입해 들고다니거나, 시스템 접속을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무선 데이터 서비스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그같은 장벽들이 한번에 사라진 점이 그 것.

무엇보다 사업의 '주체'가 바뀌었다. 기존에는 IT서비스전문업체들이 복잡한 소스코드와 시스템 작업을 통해 이런 모바일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 관리자를 뒀다면, 이제는 통신회사가 직접 나서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손쉽게 이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바꿔놨다는 점이다.

◆통신사에 몰리는 정보들, 성장엔진으로 변신

통신회사는 수천만 가입자의 개인 정보와 통신망 기반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막강한 정보권한을 틀어쥘 수 있다. 그들은 이 정보권력을 쥐고 폐쇄된 '장벽'를 형성해 그 안에서 독점적 수익을 창출했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무선인터넷 혁명이 일어나면서 이들의 폐쇄장벽은 일거에 무너졌다. 개발사나 콘텐츠 공급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시장에서 주목받는 단말기를 공급받기 위해 치열한 협상을 벌여야 하는 위치로 한순간에 내려갔다.

그럼에도 이들이 가진 막강한 '정보권력'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마트폰으로 많은 모바일 서비스를 활용하면 할수록 가입자 정보에 위치정보, 각종 금융 및 결제정보까지 모두 통신사로 집중되는 형국이다. 이를 '빅데이터'라 부르기도 한다.

통신사는 이제 쌓인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 수많은 경쟁자들의 도전을 받으면서 더이상 '매력'이 사라진 통신사업 대신 정보력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산업체로 변신하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노력은 통신사 뿐만 아니라 산업 각계 주체들이 모두 주력하고 있다. 포털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구글,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검색 시장을 평정한 이후 많은 사업자들은 '포스트 포털'을 어떤 콘셉트로 가져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해답은 '개인화'였다. 수억명이 이용하는 포털을 정형화된 틀 안에 가둬놓고 기준에 따라 획일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보단 개개인의 관심사와 특성에 맞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필요한 정보를 더 빠르게 검색해 주는 것이 차세대 포털의 답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포털이 개인화 서비스를 발전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개개인의 관심사를 '수집'하려고 하는 행위 자체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됐고, 이용자들에게 일일이 정보를 수집하는 기술 마련도 쉽지 않았다.

반면 '모바일'은 이를 가능케 할 수 있다. PC 기반의 유선 온라인 시대와 달리 무선인터넷 시대를 연 모바일플랫폼에서는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이 '로그온' 상태이며, 이용자 정보를 보다 정확하고 분명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통신사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화 플랫폼'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개인화 플랫폼은 과거 포털들이 하지 못했던 영역이며 차세대 포털 전략임과 동시에 차세대 모바일플랫폼으로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이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맞춤형 정보통신(IC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한 통신사 고위 임원은 "빅데이터의 활용은 2013년 IT 업계 최대 화두로 뽑히는 등 중요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통신사들은 그 동안 축적해온 내부 빅데이터와 함께 이를 처리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은 통신 가입자 기반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용자가 언제나 '로그온' 돼 있는 상태라 볼 수 있어 이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는 일반 온라인 정보보다 월등한 '고급' 데이터"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어떻게 가공해 수요자에게 공급하고 사업모델을 개발하느냐가 현재 통신사들이 가장 고민하고 연구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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