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병戰, 安 '새정치' VS 許 '지역 일꾼' 대결

[채송무기자] 오는 4.24 재보선에 대한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재보선 국면이 시작된 가운데 핵심 지역인 서울 노원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노원병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와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4일 모두 후보에 등록하고 필승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의 2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선거전 초반 분위기는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안철수 후보가 앞서가고 있는 모습이다.

KBS가 지난 1, 2일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작위 전화조사 방식의 여론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7%P)에서 안철수 후보는 44.5%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 24.5%를 무려 20%P 차이로 제쳤다.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 1.6%,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 6.0%를 나타냈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안철수, 허준영 후보 간 격차가 줄었지만 당선 가능성에서는 안 후보가 격차를 더 벌려 사실상 기선을 제압한 상황이다.

새누리당도 이같은 분위기를 인정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광림 여의도연구소장은 지난 3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서울의 경합지구는 상당히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허준영 후보도 이날 노원병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공약 발표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여론조사는 조사자의 의도와 설문 내용, 방식에 따라 결과가 들쑥 날쑥 한다"면서 "그동안 오랫동안 지역을 다녔다. 지역 민심을 읽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가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확인된 국민의 정치 개혁에 대한 열망을 받아안는 전국 선거의 의미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창동 차량 기지 이전, 도봉동 면허시험장 이전과 개발 등 지역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힘있는 여당 후보'를 강조하면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삼성-X파일에 대한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명예 회복을 꿈꾸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노원구청 현관에서 "저는 오늘 새 정치를 실현하는 대장정에 나섰다"며 "이번 노원병 보궐선거는 노원만을 바꾸는 지역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전국 선거로 새 정치의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는 단초가 이곳 노원병에서 만들어질지 많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와 함께 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지난 1년간 이 지역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으로 지역 현안을 챙겨왔다"며 "저는 지역 일꾼으로 지역 발전과 주민 개개인의 민원까지 수렴하려는 자세로 반드시 승리해 대통령과 집권 세누리당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허 후보는 이어 "노원구를 수도권 동북지역의 新교통, 경제, 교육 문화의 중심권으로 만들겠다"면서 ▲철도 차량기지·자동차면허시험장 이전 및 유통·의료·문화 복합몰 건립 조기 추진 ▲경전철 동북선을 마들역까지 연장 ▲'덕송-덕릉고개' 광역도로 상계동 연결로까지 연결 ▲ '의정부-삼성' 수도권급행철도 공용구간 지정 ▲과학고 신설 등 5대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4.24 재보선의 최대 쟁점 지역으로 떠오른 서울 노원병에서 안철수 후보가 승리한다면 본격적인 자신의 정치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되며 국민의 새정치에 대한 열망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승리한다면 박근혜 정부 초반 인사 실패로 인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면서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는 효과를 갖게 된다. 약 20일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에서 승리하는 세력이 누가 될지 여의도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