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북한의 무력 도발 위협이 연일 고조되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1950선으로 주저 앉았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3.77포인트(1.20%) 떨어져 1959.45로 마감했다. 오보로 밝혀지긴 했지만, 장중 한 때 북한이 오는 10일까지 개성공단 전면 철수를 통보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938.89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이를 공식 부인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진정돼 지수는 낙폭을 다소 줄여 장을 마쳤다.
북한은 이날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최고사령부가 내외에 엄숙히 천명한 대로 강력한 군사적인 실전 대응 조치들을 연속 취하게 될 것"이라며 "조성된 정세는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겠는가 말겠는가가 아니라 오늘 당장인가 아니면 내일인가 하는 폭발 전야의 분분초초를 다투고 있다"고 도발 수위를 높였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68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개인도 301억원을 내다 팔았다. 기관만이 4천95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방어하지는 못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 우위였다. 차익거래가 593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가 686억원을 순매수해 전체적으로 93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음식료품, 의약품, 의료정밀, 전기가스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파란불을 켰다. 자동차주가 속한 운송장비업종이 3.25% 하락하며 가장 많이 떨어졌다. 운수창고가 2.19% 하락해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 증권, 건설업, 철강금속, 비금속 등이 1%대로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떨어졌다. 미국에서 차량 190만대 리콜을 결정한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05%, 3.27% 내렸다. 현대모비스도 3%대로 하락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0.99% 하락 마감했다. 신한지주, 현대중공업,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KB금융, LG전자, 롯데쇼핑, LG디스플레이가 1%대로 떨어졌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괌 미사일 배치 등 북미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 투심을 악화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기아차의 대규모 리콜로 인한 주가 하락과 지난 2일 STX조선해양의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도 투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리스크로 인한 코스피지수의 하락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대북 리스크가 발생한 당일이 저점"이라며 "연평도 포격 이상의 사건이 발생해야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거래량은 4억1천6만주, 거래대금은 4조6천406억원이었다. 상한가 1종목을 비롯해 227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1종목을 포함해 616종목이 하락했다. 42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2.73포인트(0.49%) 떨어져 555.23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30원(0.56%) 올라 1123.3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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