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개방형 컴퓨팅 환경이 확산되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IT시장을 견인하고 있어 주목된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가 부상하면서 시장 주도권 역시 과거 솔루션 공급사(vendor)를 위시한 대형 IT기업에서 오픈소스 진영으로 이동중이며 대형 벤더들도 앞다퉈 오픈소스 진영에 손을 내밀고 있다.
실제로 IBM이나 HP 서버에 EMC 스토리지, 시스코 네트워킹 솔루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SAP의 애플리케이션 구조였던 기업의 IT시스템은 범용 프로세서 기반에 리눅스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하드웨어와 오픈소스 기반 미들웨어나 데이터베이스(DB)로 대체되는 추세다.
특히 빅데이터의 영향으로 NoSQL(Not Only SQL)과 하둡 등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들이 기존 관계형 DBMS의 한계를 극복하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도 펜타호나 JBPM, 알프레스코, 컴피에르, 수가CRM 등 오픈소스 기반 제품들이 활용되고 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IT분야 글로벌 3천개 기업 중 75%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중이며 오는 2016년에는 99%까지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비(非) IT분야 기업의 절반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산업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55.6%(2010년 기준)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IDC 조사에서는 2009년부터 지난 해까지 국내 IT시장 규모가 평균 4.3% 성장률에 그친데 반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평균 28%를 웃돌았다.
이는 유료로 제공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만을 집계한 것으로 무료로 사용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반의 시스템통합(SI) 사업,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시킬 경우 그 성장률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 오픈소스 SW '변방에서 중심으로'
공개 소프트웨어로 불리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소스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개량하고 재배포할 수 있도록 한다.소프트웨어가 상업화돼 가면서 소스코드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출발한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였다.
지난 1984년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이 중심이 돼 추진한 'GNU프로젝트'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1994년 리눅스 커널 1.0 버전이 나오면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모양새가 갖춰지게 됐다.
현재와 같이 IT시장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이유는 비용 문제에 있었다.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클라우드 환경으로 IT시스템을 전환하면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기본적으로 벤더사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컴퓨팅을 지향한다. 벤더 종속을 가속화시키는 비싼 상용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이미 만들어진 기반 위에 추가적인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려면 고비용의 상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들이 필요하겠지만 하둡 등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도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오라클의 관계형DBMS와 168테라바이트(TB) 규모의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비용이 각각 65만달러, 168만달러에 달하지만 하둡 시스템은 하드웨어(100노드) 비용 40만달러만 소요된다.'빅데이터=하둡'이라는 등식까지 성립될 정도로 하둡이 빅데이터 전용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이와 함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다수 개발자들에 의해 품질이 보장되고 안전하게 소스코드를 볼 수 있어 오히려 보안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가 개방돼 있어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유출이 더 심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오픈소스 진영은 수많은 개발자들이 소스코드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를 유출시키는 백도어 소스코드를 삽입할 수는 없어 더욱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대형 IT벤더사도 오픈소스 생태계 합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IT시장을 주도했던 주요 벤더사들은 오픈소스 진영에 대한 투자와 기술지원으로 개방형 컴퓨팅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EMC와 인텔 등 대형 IT기업들도 최근 잇따라 하둡 배포판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면서 하둡 생태계에 합류하고 있다. 오픈소스인 하둡을 가져와 자체 소프트웨어로 가공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하둡은 클라우드를 위한 분산형 DB인 에이치베이스(HBase)와 대용량 데이터셋을 좀 더 고차원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피그(Pig), 관계형DB로부터 데이터를 하둡으로 옮기는 도구인 스쿱(Sqoop), 로그데이터를 하둡 분산파일 시스템으로 옮기는 툴인 플럼(Flume), 데이터 처리 과정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주키퍼(Zookeeper)와 우지(Oozie) 등의 오픈소스들과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EMC나 인텔, IBM 등의 대형 벤더사들은 이같은 하둡 생태계에 참여해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데이터베이스(DB)나 데이터웨어하우스(DW) 등 데이터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대부분의 IT기업들 또한 하둡 커넥터를 출시하며 하둡 분산파일시스템과 호환시켜 자사의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어느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오픈소스 기반의 시스템 구축이 활발해지면서 벤더들 또한 개방형 컴퓨팅 환경에 대응한 솔루션들을 출시하고 있다"며 "시장이 이미 개방형 시스템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자기 솔루션만을 고집했다가는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범용 서버의 확산으로 오픈소스인 리눅스가 주류 OS로 부상하면서 서버 벤더들이 리눅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HP의 미션크리티컬 리눅스 서비스와 IBM의 리눅스 전용 파워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과거 커널 1.0 단계의 리눅스 OS는 워크스테이션이나 개인용 PC에서 주로 활용됐다. 기업에서는 웹 서버나 컴퓨터 클러스터, 기업 부서 단위의 애플리케이션에 제한적으로 리눅스가 도입됐다.
그러나 최근 커널 3.0 버전까지 나오면서 일반 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나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등 핵심 업무에도 리눅스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리눅스가 유닉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OS이고 보니 기업 핵심업무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 경쟁 OS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보다 많이 채택되고 있다.
한국IDC는 이에따라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리눅스의 연평균 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윈도 OS 성장률인 5.9% 대비 세 배나 높은 성장 수치다.
수세리눅스를 제공하는 한국노벨 나영관 지사장은 "리눅스는 단순한 웹(Web) 서버 OS에서 벗어나 핵심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OS로 위상이 확고해졌다"며 "국내에서도 기업의 핵심업무가 x86 서버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어 핵심업무 분야에서 리눅스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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