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8개 코어까지 등장한 스마트폰용 CPU 뿐 아니라 자동차에 탑재되는 마이크로콘트롤러(MCU) 시장에서도 멀티코어 제품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주로 성능 개선, 전력 절감 등을 이유로 멀티코어화 되는 스마트폰 시장과는 달리 자동차용 MCU의 멀티코어화는 CPU 2개에 동일한 연산을 맡겨 안정적인 구동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다.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프리스케일 등 MCU 제조사들은 연산 정확성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락스텝' 코어가 탑재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락스텝' 코어는 전체 시스템에서 데이터처리량을 늘리는데는 기여하지 않지만 일반 코어와 동일한 역할을 해서 내부에서 연산값을 비교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락스텝' 코어가 내장되는 것은 오토모티브 안전 표준(ISO26262)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한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ISO26262는 차량의 안정성 개념을 예방 차원에서의 안전이라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바꿔 놓은 규정이다. ISO26262에서 C, D 등급을 받기 위해선 미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탑재돼야 한다.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반도체사업부 최재홍 이사는 "ISO26262는 연산 작업을 처리하는 CPU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기본적으로 계산을 두 번 이상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계 단계에서 3가지 방법이 있지만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락스텝' 코어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센서 쪽에서 오는 데이터를 CPU가 모두 처리하는 과정에서 10의 9승 분에 한번 에러 난 것까지도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피니언은 65나노급 32비트 MCU인 '오릭스(Aurix)' 제품군에 4~5개의 멀티코어를 탑재하고 있다.
자동차에서 멀티코어 MCU는 동력계통, 파워트레인 등에서부터 센서·조명·헤드램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스템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엔진 쪽에선 연료를 절감하면서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더 정밀한 제어를 통해 각각의 출력을 제어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한 과제다.
프리스케일의 경우 엔진 등에 사용되는 차세대 55나노미터급 MCU인 '쿼리바(Qorivva MPC5746M)' 제품에 쿼드코어를 탑재했다.
프리스케일 임구빈 부장은 "이 제품에서 두 개의 코어는 안전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뒤에 숨어 있다. 코어를 희생해 안전한 CPU 구동을 보장하고 성능 개선을 위해 추가적인 코어들이 작동할 수 있도록 성능과 안전의 균형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임 부장은 "어떤 원인이든 CPU에 순간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CPU가 연산을 잘못 해도 제품 내에서 모를 수 있다"며 "외부에 추가적인 콘트롤러를 써서 동일한 역할을 맡겨 감시한다던지, MCU에 코어 두 개를 넣어서 동일한 일을 하게 되면 내부에서 비교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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