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전격 하향 조정했다.
이번 금리 인하결정은 앞서 유럽 등 주요국들의 잇단 정책금리 인하, 그리고 물가 상승 우려가 낮아진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화정책 방향 배경을 발표한 한은은 세계경제 동향에 대한 인식 부분에서 "미국에서는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의 부진이 심화됐으며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경제지표 개선추세가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을 포함한 일부 중앙은행에서는 정책금리를 인하했다"는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묘사했다.
이밖에 "앞으로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유로지역의 경기부진 및 주요국 재정건전화 추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남아있다"는 부분은 기존 입장과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국내 경제의 경우 수출이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유지했으나, 내수관련 지표가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며 성장세가 계속 미약했다고 파악했다. 앞으로 전망에서는 "세계경제의 더딘 회복세, 엔화 약세, 국내 지정학적 위험의 영향 등으로 상당기간 마이너스의 GDP갭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지속했다.
물가의 경우, 4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의 1.3%와 유사한 1.2%를 기록했고,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1.5%와 비슷한 1.4%였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에서는 "현 수준보다 높아질 것"이라던 최근 몇 달간의 입장을 "낮게 유지될 것"으로 바꿨다.
한은은 최근 몇 달간 "제도적 요인에 의한 하락 효과가 일부 소멸되면서 (물가가) 현 수준보다는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었다. 그러나 이날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공급 측면에서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비교적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에서는 거래가 증가하면서 하락세가 둔화됐으며 지방에서는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와 환율이 국내 지정학적 위험 및 기업실적 악화 우려와 이에 따른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 상황에 주로 영향 받아 큰 폭으로 변동했다고 봤다. 장기시장금리는 외국인 국채선물투자에 의해 크게 영향 받는 가운데 통화정책 및 경기에 대한 기대의 변화 등에 따라 등락했다고 전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이번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를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개선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과 비교해 '해외 위험요인'과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 부분은 빠졌다. 이번 금리인하와 추경 등 정부 정책 효과의 영향을 집중 관측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이어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은 전과 동일하게 전달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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