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수년 전부터 킨들 태블릿PC를 출시해 모바일 콘텐츠 판매를 확대하는 등 모바일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광고 상품까지 선보이며 이를 본격화 하고 있다.
잘 나가는 세계 최강 온라인 커머스 업체가 모바일 사업에 목을 메고 있다. 이처럼 아마존이 모바일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아마존 모바일 전략의 핵심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모바일 사업은 아마존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볼 수 있다. 현재의 성장세를 이어갈 차세대 먹거리인 셈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의 매출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마존이 올해 750억 달러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 92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익 마진이 극히 낮아 이를 낙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아마존, 이익 마진 1% 수준…이베이 20%
실질 소득측면에서 아마존은 경쟁사인 이베이나 월마트보다 취약하다. 지난해 이베이가 18.54%, 월마트가 3.78% 이익 마진을 기록한 데 반해 아마존은 1.1%에 그쳤다.
금융전문 컨설턴트 푸닛 딕시트는 아마존이 지난해 높은 주문처리 비용과 제3자(써드파티) 판매자 비중 증가, 인터넷 세금 징수 등으로 총 매출 중에서 차지한 영업 이익의 비율이 1.7%에서 1.1%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마존의 주문처리 비용은 최근 3년간 급증해 순매출을 10.5% 잠식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이익 마진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그는 또 써드파티 판매자 매출 비중이 지난해 4분기에 39% 수준까지 늘면서 아마존 자산증식이나 순수입 증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수료 수입은 챙길 수 있지만 직접 판매로 얻을 수 있는 상당 부분의 이익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사업 중심축은 5대 상품
아마존은 이런 문제를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사업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아마존의 모바일 사업은 태블릿PC, 소프트웨어, 미디어(콘텐츠), 스마트폰, 모바일 광고 등 5대 상품을 축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 상품 매출은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티은행 닐 도시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2012년 아마존의 모바일 매출은 3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예상됐다. 지난해 순수입이 600억 달러인 점을 고려할 경우 모바일 사업 매출 비중이 5%에서 8% 수준이다.
이는 경쟁사인 이베이와 비교할 경우 거의 절반 수준이다. 이베이는 지난해 모바일 매출이 1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6%로 나타났다.
모바일 트랜잭션만 놓고 봐도 경쟁사와 격차는 여전히 크다. 아마존의 모바일 트랜잭션 비중은 10% 수준으로 온라인 간판기업인 구글(15~25%)이나 링크드인(15~20%), 월그린스(40%)보다 매우 낮다. 아마존은 모바일 시장에서 선두업체를 맹추격해야 하는 후발업체 위치에 있는 것이다.
닐 도시 애널리스트는 이런 격차를 아마존이 막대한 모바일 투자로 빠른 시간내 채워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킨들 태블릿, 영업 이익 34% 창출
5대 모바일 상품 중 현재 아마존 모바일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부분은 킨들로 대표되는 태블릿PC 사업이다.
태블릿PC 판매는 직접적으로 매출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팔수록 손해다. 원가를 고려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킨들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킨들로 파생된 매출을 포함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광고나 디지털 미디어 판매가 그것이다.
킨들 생태계를 토대로 형성된 광고 및 미디어 시장은 모바일 시장에서 알토란같은 부분이다.
모건스탠리 스콧 데빗 애널리스트는 킨들 부문을 통해 발생한 아마존 영업 이익이 전체 이익의 34%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스콧 데빗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12년 킨들 영업 이익은 5억6천500만 달러로 조사됐다. 올해는 6억2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출시된 킨들파이어 신모델 인기 덕분에 지난해 3분기에 킨들 태블릿PC 판매량이 104% 증가했다. 시장분석가들은 2012년 아마존 킨들 출하량이 1천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태블릿PC 시장은 애플, 삼성, 에이수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애플과 삼성 두 개 회사가 전체 시장의 약 60%을 점유할 정도로 편중이 심하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이 2013년 1분기 태블릿PC 시장에서 180만대를 출하해 3.7%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0만대보다 157% 증가한 것이다.
◆아마존 앱스토어 개발자 인지도, 애플 수준
아마존 킨들 태블릿PC의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159달러(7인치 킨들파이어 16GB 와이파이버전), 199달러(7인치 킨들파이어 HD), 269달러(8.9인치 킨들파이어 HD), 399달러(8.9인치 킨들파이어 16GB 4G LTE 버전) 등으로 애플 아이패드(499달러), 아이패드 미니(329달러), 그리고 구글 넥서스7(299달러)보다 저렴해 시장 경쟁에서 유리하다.
킨들 태블릿PC는 아마존 앱스토어가 받쳐주고 있기에 광고와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아마존 앱스토어의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는 지표는 개발자의 액티브 유저당 매출이 애플 iOS용 앱스토어의 89% 수준이라는 것이다. 구글플레이는 많은 이용자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보다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3월 기준 구글플레이 상위 200개 앱의 매출은 520만 달러로, 아마존 앱스토어 310만 달러보다 1.7배 많은 것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라면 아마존이 이를 몇년 내로 따라잡을 수 있다.
시장분석가들은 애플이 앱스토어 유통 플랫폼 시장에서 아마존을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여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 스마트폰이 나올 경우 이 시장에서 아마존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닐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호적 개발 진영이 있다. 개발자들에게 수익모델을 제시해 앱 개발을 활성화 시키고, 개발자들이 등록한 다양한 앱에 모바일 광고를 게재해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아마존이 이런 구글플레이 전략을 자사 앱스토어에 접목해 구글과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모바일 유통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 상승효과 창출
모바일 시장에서 아마존의 존재감은 미디어 사업인 모바일 콘텐츠 유통 분야에서 더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아마존은 킨들파이어라는 인기 태블릿PC, 아마존 앱스토어 등 강력한 매개체를 이용해 e북(킨들앱), 음악(아마존 MP3), 영화 및 TV(아마존 프라임) 등을 판매하고 있다.
미디어 매출은 2007년말 킨들 e북 리더기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분기별 20억 달러 정도였으나 그후 계속 성장해 지난해 4분기에 65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2년 7월 스마트폰을 통해 아마존 사이트에 방문한 미국인수는 5천만명에 이르며 아마존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해 접속한 미국인들은 8천600만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 중 47%가 방문한 것이다. 반면 이베이는 3천300만명이 모바일로 방문해 31% 점유율을 보였다.
이런 방문율은 애플에 견줄 수 있는 막강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이를 공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마존은 애플의 아이튠스 전략을 가장 잘 접목한 업체로 평가를 받고 있다. 킨들을 저가로 공급해 사용자 저변을 확대하고 이들에게 콘텐츠를 공급해 미디어 판매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아마존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 플랫폼 개발과 모바일 광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모바일 광고, 미래 먹거리로 정조준
아마존의 스마트폰 개발설은 소문단계를 벗어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보도된 바에 따르면 아마존이 3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고성능 스마트폰과 중저가 스마트폰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모바일 광고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스마트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바일 플랫폼은 급성장중인 모바일 광고 시장을 공략하는 데 아마존에게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MS 윈도폰 전문가를 영입하고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하며, 일본에서 통신사로 유료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반 기술과 조직을 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 광고 사업은 아마존의 미래 먹거리로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이다. 아마존이 보유한 고객의 방대한 상품구매 정보를 활용해 위치기반 모바일 타겟 광고를 제공할 경우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구현할 수 없는 고도화 한 맞춤형 광고를 공급할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 4월 아마존 앱스토어 앱에 모바일 광고를 손쉽게 게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광고 플랫폼을 공개했다. 개발자는 이 모바일 광고 API를 이용해 기존 안드로이드 앱에 새로운 광고를 게재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아마존의 광고 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화 됐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실시간 경매방식의 광고 플랫폼을 출시하고 이 시장의 선두업체인 구글, 페이스북과 경쟁을 본격화 했다. 아마존은 쇼핑족의 구매성향이나 관심상품 데이터를 가장 방대하게 갖고 있어 후발주자지만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맥쿼리 벤 샷터 애널리스트는 아마존 리테일 마진이 5% 수준인데 반해 광고 마진은 20~30%에 이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모바일 광고로 5억 달러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이 아마존폰 출시로 본격화 될 경우 모바일 광고 시장의 아마존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모바일 분야 후발주자인 아마존이 광고시장에서 구글, 페이스북과 대등한 승부를 벌일 수 있을 만큼 성장할 것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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