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직원의 폭언과 밀어내기 등으로 우리 사회에 갑을(甲乙) 논란을 촉발시킨 남양유업과 그 대리점협의회가 처음으로 마주앉았다. 상호 협의를 통해 상생의 길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다. 첫 자리인 만큼 어떤 이야기가 오갈 지 주목된다.
남양유업과 대리점협의회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식당에서 민주당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의 중재로 김웅 남양유업 대표와 이창섭 대리점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단체교섭에 들어가 현재 협상을 진행중이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남양 측은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내놓았고, 협의회 측은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 등 실무적인 상생의 대안을 제시했다.
또 민주당 내 '을' 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 우원식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오늘 교섭은 남양유업과 대리점협의회 모두를 살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만으로 문제의 한발은 내딪었다고 본다. 하지만 만남으로 그치지 말고 성과를 내야한다. 협력과 상생의 파트너십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국민여러분과 대리점주의 심려를 끼치는 일 없도록 진상조사하고 철저한 준법 시스템을 마련해 가고 있다"면서 "이번 교섭으로 회사와 피해대리점주 간에 상생할 수 있도록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섭 대리점협의회 회장은 "갑과 을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가장 가까운 영업 파트너로 동등한 관계로서 상생하는 자리 되길 바란다"며 "위기 모면식의 대처를 그만두고 경제 민주화의 초석 될 수 있는 모범기업으로 다시 태어나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대리점협의회는 이날 단체교섭에 앞서 남양유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대리점보호법 제정 등의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은 ▲판매목표 부과·미달성시 불이익 등 불공정거래 근절 ▲조작 의혹이 일었던 발주 시스템 개선 ▲대리점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대리점 존속 보장 ▲제품공급대금 결제 시스템 변경 ▲부당 해지된 대리점주 영업권 회복 ▲물량 '밀어내기'으로 인한 대리점 피해보상 등이다.
특히 대리점협의회는 이번 단체교섭에서 대리점 협의회 구성 및 협조의 필요성을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이창섭 회장은 "남양유업이 성실히 교섭을 하기 위해서는 협의체의 구성과 유지를 위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본사에서는 오늘 오전까지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협의회의 활동을 방해 중"이라면서 "이는 교섭에 성실히 임하는 자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교섭에서는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의 구성 안내를 남양유업 전산시스템인 팜스21을 통해 공식적으로 게재하고 교섭 내용 등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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