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이 1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IT솔루션 유통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동부CNI와 DK유엔씨, 동양네트웍스 등이 IT솔루션 유통 부분에 집중하는 가운데 최근 코오롱베니트도 솔루션 유통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IT솔루션 유통 사업이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모양새다.
◆ 적은 인원으로 고수익에 외형 성장까지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이 IT솔루션 유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단기간에 가시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하고 부가적인 시스템통합(SI) 사업 발굴이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이 이 분야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비교적 성과 창출이 쉬울 것이란 판단도 주된 이유다.
현재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공공 정보화 시장 참여 제한제 시행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실정이다.
중견 기업들은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처럼 신사업을 추진중이지만 당장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다 해외사업 역시 지금까지 관심밖에 있어 단기적 수익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고수익과 외형 성장까지 도모할 수 있는 IT솔루션 유통 사업이 중견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솔루션 유통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SI사업 보다 인력 비용이 적게 들며 잘만 되면 한 번에 큰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
IT솔루션 유통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IT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 제일 금액 규모가 큰 부분이 솔루션 공급 영역"이라며 "특히 솔루션 유통 부문은 성장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해 관련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IT솔루션 유통 비즈니스의 경우 단순 업무이기 때문에 덩치가 큰 기업이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수행시 솔루션은 해당 벤더나 총판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코오롱베니트도 솔루션 유통 사업 진출
매각대금은 670억원 규모로 양수도 작업은 이달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정으로 800억원대의 매출 규모였던 코오롱베니트는 6월부터 3천억원대의 종합 IT기업으로 새 출발하게 됐다.
당초 코오롱그룹의 IT사업 부문은 지난 1990년 출범한 코오롱정보통신에서 시스템통합(SI)과 IT솔루션 유통 부문을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러나 코오롱정보통신과 한국CA가 공동 출자한 라이거시스템즈가 설립되면서 양 사업 부문이 쪼개졌다.
이후 코오롱그룹은 한국CA의 라이거시스템즈 지분을 인수해 사명을 코오롱베니트로 변경하고 그룹의 SI 사업을 수행케했다. IT솔루션 유통부분은 지난 2006년 새롭게 출범한 코오롱아이넷에서 담당했으며 2011년 코오롱글로벌에 편입된 이후 1년 6개월만에 코오롱베니트와 합쳐질 예정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과거 코오롱정보통신에서 라이거시스템즈(현 코오롱베니트)가 분사되며 나눠졌던 IT사업이 다시 한 회사로 합쳐져 그룹의 IT사업 시너지와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며 "코오롱글로벌은 비주력 사업부문 매각을 통한 선택과 집중으로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오롱베니트 관계자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부문 인수로 그동안 쌓아온 IT컨설팅과 개발, 프로젝트 관리 역량과 결합해 토탈 IT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며 "향후 IT부문 유통망과 서비스 제공 고객 확대에 나서고 우수 솔루션 라인업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유통 사업 적극 육성
코오롱베니트까지 IT솔루션 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의 시장 쟁탈전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동부CNI나 DK유엔씨 등의 기업들이 솔루션 유통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대외사업을 본격화하는 동부CNI는 IT솔루션 유통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IT아웃소싱과 시스템통합(SI)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국내외 모든 IT솔루션을 공급하는 허브(Hub)가 되겠다는 포부다.
특히 동부CNI가 지난 해 발족시킨 '아이타(aITa: Asia IT Alliance)'는 이같은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아이타는 정보 공유와 협업을 통한 회원들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하는 동부CNI 중심의 IT솔루션 유통 연합체다.
아이타는 출범 6개월만에 110여개의 참여 벤더(Vendor)사를 확보하면서 이들이 공급하고 있는 3천개 이상의 제품을 유통하는 규모로까지 성장했다. 현재까지 아이타에 참여하고 있는 파트너사도 1천120개사에 이른다.
동부CNI는 전사적인 노력으로 지난 2012년 IT솔루션 유통 부문에서 4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유관 사업부 실적까지 합하면 솔루션 유통에서만 총 973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7% 성장한 수치다.
올해 1분기에도 동부CNI의 솔루션 사업부는 17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 동기 매출액인 145억원 대비 20% 가량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지난 2011년 약 500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던 유통사업부의 파트너(리셀러)사도 1년만에 1천여 개로 늘었다.
그동안 IT솔루션 유통 사업을 확대하며 2천억 원대의 회사로 성장한 DK유엔씨도 지속적으로 솔루션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K유엔씨는 2017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 업계 10위권 진입, 매출 이익률 10% 이상을 확보한다는 '트리플텐(Triple 10)' 전략을 추진중이다.
빅데이터 사업 선도와 컨버전스 사업 전환, 그룹 서비스 체계 혁신, 해외 사업 기반 마련을 신성장 동력으로 정한 DK유엔씨에게 IT솔루션 유통 부문은 비전 달성을 위한 밑바탕이다.
지난 2010년 425억원에 머물렀던 IT솔루션 유통 사업 매출은 지난 해 1천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해 2천332억 원을 기록한 DK유엔씨의 매출 구조를 감안하면 IT솔루션 유통 부분은 핵심 사업부인 셈이다.
DK유엔씨는 올해들어 고객에게 제공되는 솔루션 공급 수준을 높이고 전문성과 빠른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DS(Delivery Service) 본부를 신설했다.
지난 해 처음으로 IT솔루션 유통 분야에 진출한 동양네트웍스 또한 관련 사업부문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국후지쯔의 총판 권한을 획득하며 하드웨어 사업 유통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동양네트웍스는 지난 해 60억 원의 솔루션 유통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10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한다는 계획.
동양네트웍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하드웨어 유통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레스터리서치는 지난 해 국내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시장규모는 11조8천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올해는 12조3천억 원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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