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폭스콘, 밀월관계 끝나나

[김익현기자] 애플과 폭스콘 간의 밀월관계가 서서히 끝나가는가?

애플이 저가 아이폰 제작 업체로 오랜 파트너인 폭스콘 대신 페가수스를 선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폭스콘도 조만간 파이어폭스 폰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두 회사 간의 독점 공급 관계가 서서히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페가수스를 제작 파트너로 택한 건 폭스콘이 아이폰5 생산 과정에서 하자율이 높았던 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애플 입장에선 위험을 분산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애플의 이번 조치에는 제품 공급 라인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폭스콘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고수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폭스콘이 세계 최대 주문생산업체로 부상하면서 통제가 힘들어진 부분 역시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최근 들어 애플에 사전 통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품을 바꾸는 등의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와 현 CEO인 팀 쿡의 차이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선호하는 제조 파트너업체를 비교적 신임하는 편인 잡스와 달리 팀 쿡은 위험 분산 쪽에 좀 더 무게를 싣는 편이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