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해킹 문제로 갈등 중인 미국과 중국 정부가 한 자리에 앉는다. 사이버 보안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관련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정례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해킹 공방이 시작된 이후 두 나라가 외교적인 해결 의지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중국 간 회담은 오는 7월 시작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기업 지적재산권 도난문제부터 다룰 듯
미국과 중국은 오는 7일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비공식 정상 회담을 갖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번 회동에서 북핵 문제들을 비롯한 양국 현안들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두 나라간 사이버 보안 관련 고위급 회담의 기본 틀에 대한 논의가 오갈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미국과 중국이 사이버보안 관련 회담을 한다고 해서 중국발 해킹이 곧바로 감소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고위급 관리들은 해킹 문제와 관련해 양국이 기준과 규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양국간 사이버 보안 관련 고위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한 미국 고위급 인사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양국 회담에선) 미국 이버들을 겨냥한 지적재산권 절취 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 걱정거리는 그것 뿐만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 주말 아시아안보회의서도 해킹 공방
최근 들어 미국 정부기관과 기업을 겨냥한 중국발 해킹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두 나라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 해커들이 아파치 헬기를 비롯한 미국 첨단 무기 설계도를 빼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군이 상하이 외곽 지역에 사이버공격 전단부대(61398부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미국이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중국 측은 자신들도 사이버 공격 피해자라면서 미국 정부를 겨냥한 해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에서도 미국과 중국 두 나라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사이버 해킹에 대해 수 차례 우려를 표시했는데도 중국 정부와 군이 계속 미국의 기밀을 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 측에 "사이버 공간에서 국제 기준에 맞는 책임있는 행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중국 대표단은 즉각 반발했다.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중-미 관계 연구센터의 주임인 야오윈주 소장은 “헤이글 장관의 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 대표단은 또 “중국군엔 해킹을 담당하는 조직이 없다”면서 "중국도 해킹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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