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엔저 지속과 글로벌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 3분기 기업체감경기가 다시 하락, 올해 국내 경제의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후 하반기 회복) 전망의 달성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2천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전망치가 기준치(100)를 밑도는 '97'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지난 2011년 4분기(94) 이후 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2분기 BSI가 전분기보다 30포인트 상승했지만 최근 엔저지속, 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경제 둔화조짐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3분기 지수가 다시 하락했다"며 "이에 따라 8분기 연속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국내경제가 하반기 들어 회복할 것이라는 정부와 주요기관의 전망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컸다. 대기업(102)과 수출기업(103)의 3분기 BSI는 전분기보다 3포인트, 8포인트씩 하락했지만 기준치인 100을 웃돌았다.
반면,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은 각각 97과 96을 기록하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다소 많았다.
지역별로는 남과 북으로 경기전망이 엇갈렸다. 대경권(85)·호남권(92)·동남권(96) 등은 기준치를 밑돌며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도권(103)과 충청권(102)은 각각 송도·청라 등 국제도시 활성화, 세종시 이전효과로 전분기보다 경제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기업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들은 '세계경기불황'(47.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금난'(26.8%), '에너지·원자재난'(14.1%), '엔저'(8.6%) 등의 순이었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경기활성화(수요진작)'(59.7%)를 꼽았다. 다음으로 '자금난 해소 지원'(17.0%), '해외 충격요인의 국내파급 최소화'(11.1%), '인력난 해소 지원'(6.5%), '규제완화'(3.9%) 등이 뒤를 이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대외경제여건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어 하반기 경기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저성장기조 탈출을 위해 과도한 입법을 자제해 기업경영의 불안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해 중소기업과 내수시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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