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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쓰나미' 잡는 영상데이터 규격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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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제안, GSMA 핵심 의제 상정 합의

[강호성기자] 트래픽 증가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통신업계가 '영상 데이터 전송의 규격화'를 추진한다.

필요 이상으로 데이터를 많이 쓰는 영상 제작을 줄이도록 규격을 제정해 네트워크를 좀 더 효율적으로 쓰자는 취지로, 세계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본격적적으로 데이터 규격 표준화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다.

영상 데이터 제작의 규격화는 콘텐츠 개발시장 및 콘텐츠 비즈니스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에 앞서 지난 25일 열린 GSMA 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에 영상 데이터를 규격화 하자는 제안을 했고, 이사회 전체가 이번 GSMA 회의에서 핵심 주제로 다루자는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이번 MAE와 함께 열리는 GSMA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 그룹의 핵심 주제는 '비전 2020 과 지속가능한 네트워크'에 대한 것이다.

GSMA 이사회는 KT가 이번에 제안한 사이버 공간의 활용 및 가치창출 필요성과, '가상재화(Vertual Goods) 활성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KT 측에 주제발표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채 회장은 "육상·해상운송의 혁명을 이끌어낸 콘테이너의 규격화가 인류 문명발전의 토대가 됐다"면서 "지난 3년반 동안 250배의 트래픽이 증가한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 배운 지혜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향후 통신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 단위에서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영상데이터 규격 표준화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런 논의의 기본정신은 네트워크가 회소재이며, 인류 전체의 것이니 가능한 아껴쓰고 부담이 덜 되게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테면 개발사들이 화질을 약간 떨어뜨려 영상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다른 콘텐츠의 흐름을 돕고 이용자들에 더 많은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네트워크의 병목현상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통신장비업체 에릭슨(Ericsson Inc)은 2018년까지 전세계 스마트 디바이스가 54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음성에서 데이터로 급격히 바뀐 통신 패턴으로 KT 고객은 한달에 평균 1.9기가(GB)의 무선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이는 4년 전보다 250배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콘텐츠 규격화' 추진이 긍정적 취지와 달리 자칫 용량이 큰 콘텐츠 개발에 따른 비용 증가와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을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어 합리적인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창조경제는 '가상재화'로부터"

이날 이석채 회장은 '통신사의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세계 통신회사 및 GSMA 같은 유관 기관들과 협력해 가상공간 속에서 통신사업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팝'을 비롯한 한류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의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다면 모바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KT 역시 스마트폰과 결합한 전자지갑, 음악, 벨소리 등 다양한 '가상재화'를 창조경제 시대의 핵심 키워드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27일부터 진행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수행할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이 회장은 중국 측 관계자들과 만나서도 KT가 아시아에 진출한 가상재화 사업의 내용을 소개하며 중국 산업계와 '가상재화'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가상재화 등 KT의 중국시장 개척에 가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인다.

KT는 중국시장에 무선접속기(AP) 제공 등 추가적인 협력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홍콩 현지에 프리미엄 무선랜 솔루션 공급을 공동 추진한 바 있다.

이날 이 회장은 스마트러닝 전문기업 KT OIC와 함께 6천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베트남 1위 통신사 비에텔(Viettel)에 케이팝(K-pop)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을 각각 초기 7천개씩 공급하는 음원 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공개했다.

베트남은 인구가 9천만명에 달하는 세계 14위 인구 대국으로 통신·교육·콘텐츠·미디어 등 분야에서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이 회사는 전세계 47개국에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니 케이팝(Genie K-POP)'과 190개국 이상에서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스트림코리아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이석채 회장은 "음성과 문자 서비스 등 예전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통신사업자에게 미래를 약속할 수 없으며 유선과 무선이 합쳐진 광대역 네트워크와 가상 공간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향후 가상공간은 국가간 경계, 수송비의 부담이 없는 '진정한 자유무역의 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상재화야말로 한층 발전한 사용자 환경(UI)와 경험(UX)을 바탕으로 벤처나 창조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HTML5 기반 웹TV서비스가 소규모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양질의 이러팅 콘텐츠를 IPTV로 제공해 교육격차와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저비용 고효율의 클라우드컴퓨팅, 차이나유니콤과 일본 NTT도코모와의 협력을 통한 전자지갑(NFC) 사업강화도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콘텐츠앱마켓(WAC) 실패의 교훈을 살려 창의적인 도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상하이(중국)=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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