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자회사 세 그룹으로 나눠 판다

[이혜경기자]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자회사를 따로 떼어 매각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의 14개 자회사들은 ▲지방은행계열 ▲증권계열 ▲우리은행계열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매각한다.

지방은행계열과 우리은행계열은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증권계열은 우리금융지주가 매각을 진행한다. 매각이 용이하도록 분할·합병 등의 절차와 매각을 동시에 추진한다.

26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남상구, 신제윤)는 예보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방안을 보고 받아 심의·의결했다.

지방은행계열의 경우, 우리금융지주를 인적분할해 경남은행지주·광주은행지주를 설립한 다음, 각각 경남은행·광주은행과 합병한 후 예보가 경남은행·광주은행 지분 56.97% 전체를 각각 매각한다.

증권계열은 지방은행계열과 매각을 동시에 진행하되,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한 우리투자증권(자산운용, 아비바생명, 저축은행 포함), F&I, 파이낸셜 지분 전체를 매각하는 방식이다. 우리금융지주의 해당 자회사 지분율은 우리투자증권 37.85%, 파이낸셜 52.02%, 아비바생명 51.58%, 그리고 F&I, 자산운용, 저축은행은 각각 100%다.

우리은행계열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합병해 은행 형태로 전환한 후 예보가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단, 매각 시작은 지방은행계열 인적분할과 증권계열 최종인수자 결정 이후로 정했다. 최소입찰 규모는 우리은행 매각절차 개시 시점의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우리카드, 우리PE, 우리FIS, 금호종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및 증권계열 중 미매각 자회사는 합병 후 우리은행의 자회사가 되어 우리은행과 함께 매각할 예정이다.

신제윤 "매각 시한 정한 것 아냐…추진일정일 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자회사를 먼저 매각해 매각규모를 줄이고, 인수자의 자금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어 잠재인수자 범위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금융지주를 은행과 합병해 은행형태로 바꾸는 것은 은행보다 엄격한 금융지주회사의 소유규제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은행계열과 증권계열은 오는 7월부터 매각절차를 시작한다. 7월15일에 예보가 지방은행계열 매각공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내년초 매각을 개시해 내년중에는 완료한다는 목표다.

신 위원장은 "매각일정은 시한을 설정한 것이 아니라 추진일정"이라며 "복잡한 매각과정에서 구체적 일정을 미리 제시해 매수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제값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일 원매자와 협상중 가격이 맞지 않거나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변경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