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영, 장유미기자] 국세청이 롯데그룹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여 그 배경이 주목된다.
16일 국세청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날 오전 조사관 150여명을 롯데그룹 유통 4사에 보내 세무관련 서류를 확보하는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서울청 조사4국이 투입됐고 롯데그룹 핵심 사업부문인 백화점, 마트, 슈퍼, 시네마 등이 대상이다.
이날 오후 3시45분 기준으로 마트에서는 철수했고 나머지 회사에서는 조사를 진행중이다. 백화점에는 50명, 슈퍼에 10~20명, 시네마에 10명 등 총 150명 가량이 대거 투입됐다.
롯데쇼핑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2009년 이후 4년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조사관 인원과 조사기관의 성격상 과거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국세청 조사는 정기세무조사와 특별세무조사가 병행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특별세무조사에 무게 중심이 실릴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기세무조사는 30명 내외가 투입되지만 일시에 4개사에 150명 가량이 투입됐고 특히 조사4국이 나섰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는 조사1국이 담당하고 3, 4국은 특별세무조사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롯데쇼핑 측은 국세청의 급습에 크게 당황하고 있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 맞다"며 "오전부터 국세청에서 와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 정기세무조사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현재 백화점 등 유통 4사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리로서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그러나 "이번 조사가 예삿일이 아닐 것"이라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뒤 유통 식음료 업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재벌 총수의 범죄 행위에 대해 단호한 조치가 내려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보는 이가 많다.
유통 업계 한 전문가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CJ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롯데나 신세계에 대해서도 손을 볼 것이라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 조사 강도로 봐 무엇인가 문제를 잡고 집중적으로 캐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특히 지난 2011년 6월 잠실에 123층짜리 메머드급 빌딩과 2개의 부속건물로 이뤄진 제 2롯데월드 타운 골조공사를 시작했는데, 지난 정부에서 인허가 특혜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어 국세청의 이번 조사에 이 문제가 포함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유주영기자 bo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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