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부와 새누리당이 금 거래소 설립을 추진한다. 지하경제의 한 축인 금 거래를 양성화함으로써 유통구조를 혁신하는 한편, 세금 탈루를 방지해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당정은 22일 금융위원회의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세부 내용을 최종 점검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금 시장은 음성화된 지하경제의 대명사처럼 돼 있다"며 "업계와 연구소 자료를 보면 국내 금의 60% 이상이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고 이로 인한 부가가치세 탈루액만 해도 연간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세금 탈루도 문제지만 관행적으로 된 음성 거래가 금 시장 전체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훼손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시장과 제품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생산자는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품질과 가격을 믿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제는 청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금 현물시장 개설은 지난 수 년 동안 무늬만 논의해왔지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 했다"면서 "금 현물시장 등 제도적 여건이 이번을 계기로 마련되면 음성적인 거래에 대해서는 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통해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금 시장은 오랜 기간 음성적 영역에 남아있던 것인 만큼 양성화를 위해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금 현물시장을 만드는 것만으로 금 시장에 만연된 문제가 단숨에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그러나 이번 대책은 금 시장 양성화와 선진화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딛는 의미가 있는 만큼 시장 신뢰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면서 효과적인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정부가 합리적으로 제도를 마련하고 시장 참여자를 설득하는 등 꾸준한 노력이 병행돼야 제도가 성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수십년 간 계속된 금 거래 관행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대책이 금 거래를 투명하게 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 집행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당에서도 관련 세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당정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오후 2시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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