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아이폰4가 최신 모델로 이용자들을 열광시키던 애플의 비밀 병기로 떠오르고 있다."
3년 전 출시된 아이폰4가 애플의 비밀 병기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특히 아이폰4는 애플이 인도를 비롯해 가격에 민감한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에 맞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애플, 신흥 시장서 구모델 공격적으로 판매"
애플이 회계연도 3분기에 '10년 만의 매출 감소'란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는 데는 아이폰이 큰 역할을 했다. 이 기간 애플은 총 3천12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한 것.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을 뿐 아니라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2천650만대도 18%나 상회한 수치다.
이처럼 애플이 예상을 웃도는 아이폰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데는 2010년 출시된 아이폰4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흥 시장에서 구형 모델을 판매하는 건 애플에겐 새로운 전략은 아니다. 게다가 구형 모델 비중이 늘어날 경우 총마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도 "프리미엄 제품 공급업체 이미지가 강했던 애플이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장에서 구형 모델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아이폰4 때문에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게 되는 고객 숫자가 굉장하다"면서 "이런 고객들을 가능한 많이 끌어들이길 원한다"고 밝혔다.
◆"총 마진 감소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아"
물론 아이폰4가 많이 팔리는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선 2년 약정을 할 경우 아이폰4는 공짜로 제공되고 있다. 반면 아이폰5는 199달러 이상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보조금 없이 공단말기를 구입할 경우 아이폰4는 450달러, 아이폰4S는 549달러에 팔리고 있다. 반면 최신 모델인 아이폰5는 사양이 가장 낮은 제품이 649달러다.
이번 분기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이 전 분기에 비해 30달러 이상 떨어진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최신 폰 판매가 늘어날 때에 비해 수익엔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애플의 3분기 총 마진은 36.9%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치(36~37%)에는 부합했다. 하지만 지난 해 같은 기간 그러나 지난 해 같은 기간 총 마진42.8%보다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아이폰4를 비롯한 구형 제품 판매비중 증가의 어두운 그림자인 셈이다.
하지만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시장 조사업체인 사이버미디어 리서치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분기 인도에서 아이폰을 총 20만5천대 출하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출하량 7만2천대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 지난 1분기에 비해서도 41%나 증가했다.
◆프리미엄 시장 포화 감안하면 효과적 전략 될수도
출시된 지 3년이 다 된 아이폰4의 인기가 새롭게 치솟고 있는 건 애플에겐 분명 이례적인 현상이다. 당연히 신제품 쪽에 수요가 몰리는 것에 비해선 수익 면에서 마이너스 효과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신모델이 자주 출시되지 않고 있는 데다 선진국 시장의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애플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3년 묵은 모델'이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건 분명 애플에겐 또 다른 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선 '아이폰4가 애플의 비밀 병기'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진단이 그리 틀린 것 같지는 않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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