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전자책 전용 리더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비해 눈이 부시지 않게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지만 한 단말기로 그 업체의 전자책만 볼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그 업체가 가지지 않은 콘텐츠를 '눈부시지 않게' 보기 위해선 또 다른 리더기를 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경우 한 기기에 모든 업체의 뷰어를 다 다운로드 할 수 있지만 눈이 피로해 전자책 전용 리더기의 가독성에 못 미친다.
일부 리더기 이용자들은 '루팅'을 통해 한 리더기에 타 업체의 뷰어도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이용하기도 하는 데 그럴 경우 AS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전자책 독자들의 이같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교보문고는 지난 5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자사 리더기인 '샘'에 '열린서재' 기능을 추가, 타 업체 뷰어 설치를 공식적으로 풀어주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샘 이용자들은 AS 제약을 줄 수 있는 루팅을 하지 않고도 교보 뿐 아니라 예스24, 리디북스, 네이버북스, 인터파크e북 등 모든 e북 뷰어를 샘 하나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샘의 '열린서재'를 한달 가까이 체험해 봤다. 예스24 전자책을 샘에서 보는것과 '크레마터치'로 보기, 리디북스 전자책을 샘에서 보는 것과 태블릿으로 보기 등 비교체험도 해봤다.
◆타사 e북도 똑같은 UI로 무리 없이 독서
샘에서 교보e북이 아닌 다른 업체의 전자책을 보기 위해선 우선 타 업체 전자책 뷰어 앱을 샘에 다운로드해야 한다.
이 앱들은 '디지털 감성 e북 카페'같은 e북 관련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샘을 PC에 잭으로 연결하면 샘 화면에 뜨는 '이동식 디스크 연결'을 고르고 샘을 USB 저장장치로 인식하는 창이 뜬다. 여기서 폴더를 열면 'OpenLib'이라는 폴더가 있는데 여기에 원하는 뷰어앱의 파일들을 다운로드하면 된다.
다운로드가 끝나면 샘 하단 가장 왼쪽 버튼을 누르면 메뉴창이 뜨고 그 중 '열린서재'에 들어가 내려받은 이 파일들을 샘의 '유용한 애플리케이션' 메뉴로 다시 내려받으면 된다.
인터넷 카페에 웬만한 업체의 뷰어들이 다 있기 때문에 사실상 샘 하나만 있으면 시중에 있는 '모든 전자책'을 다 볼 수 있다.
먼저 샘에서 리디북스 뷰어를 실행시켜 봤다. 기자의 리디북스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니 태블릿PC에서 보던 사용자환경(UI)와 똑같은 서재가 나타났고 기존에 보유하던 콘텐츠들이 떴다.
책을 넘길때 가운데를 터치하면 나타나는 메뉴 및 설정 모드들 모두 샘에서도 똑같은 UI로 구현됐다.
리디북스는 e북리더기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전자책 뷰어이기 때문에 원하는 문구에 형광펜 표시를 하거나 복사하기 등의 기능이 지원된다.
이 기능들 역시 샘에서 열어본 리디북스 앱에서도 똑같이 구현됐다.
◆심각한 오류 없지만 교보 e북 대비 느려
단 샘에서의 리디북스 메뉴들은 UI가 똑같긴 해도 반응속도가 떨어지는 등 불편함은 있었다.
물론 리더기와 태블릿PC와 비교한다는 건 어패가 있으므로 다른 방법의 비교를 했다.
예를들면 샘에서 교보 전자책을 보면 하단 스크롤바를 통해 페이지 빨리 넘기기를 할때는 원활하게 실행된다. 반면 샘에서 리디북스 e북을 볼때 이 기능을 사용하면 매끄럽지 못하다.
교보단말기에 최적화된 교보e북만큼 타 업체의 콘텐츠들이 원활히 구동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샘에서 보는 리디북스 e북도 페이지 오른쪽이나 왼쪽을 터치해 한장씩 넘기는 것은 원활하고 글자도 선명하게 표시되기 때문에 독서를 위한 핵심 기능들은 문제가 없다.
두번째로 '크레마터치' 리더기로 볼 수 있는 예스24의 e북을 샘에서도 열어봤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빨리 넘기기 기능이 다소 '버벅거림'이 있었으나 선명한 글자와 원활하게 넘어가는 페이지 등 기본적인 독서 기능에는 문제가 없었다.
같은 예스24 e북인 '한글의 창조원리'를 샘과 크레마터치로 동시에 구동해 봤다.
홈화면과 '내서재' 메뉴 등의 UI는 똑같았으나 콘텐츠를 펼쳐보니 같은 글꼴인 'KoPub 바탕'로 설정했음에도 샘과 크레마터치에서 보이는 글자 모양이 약간 달랐다.
양 기기에서 동시에 페이지 오른쪽을 터치해 한장씩 넘기기를 해보니 예상대로 예스24 e북에 샘보다는 더 최적화 돼 있을 크레마터치의 속도가 더 빨랐다.
전반적으로 역시 교보 단말기엔 교보 콘텐츠가 가장 원활히 구동되고 타사의 콘텐츠는 아직 100% 매끄럽게 호환되지는 않는다. 물론 책읽는데 방해가 될 정도의 오류는 잘 일어나지 않고 기본적인 독서 기능엔 문제가 없으므로 '쓸만하다'는 결론이다.
앞서 언급했듯 한 단말기로 모든 업체의 전자책을 다 보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눈이 부실 뿐 샘에 타 뷰어들을 내려받아 읽는것보다 당연히 속도도 기능도 뛰어나다.
단 종이책같은 가독성과 눈 아프지 않게 책을 볼 수 있는 전용 리더기의 장점도 포기가 안되면서 한 기기서 모든 업체 콘텐츠를 다 보고 싶은 독자라면 현재로썬 샘이 유일한 공식적인 방법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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