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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달리는 여야, 국정원 개혁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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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파행, 요구 수용에도 여 마지막까지 강경 입장

[채송무기자] 국정원 대선 개입의 진상규명과 개혁이라는 국민적 기대를 안고 출범한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가 여야간 한치의 양보 없는 갈등으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정원 국정조사 활동기간 45일 중 새누리당은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의 제척을 요구하며 기간의 1/3을 파행으로 이끌었다. 결국 김현·전선미 의원은 스스로 사퇴해 새누리당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 민주당이 먼저 입을 열었다는 이유로 회의를 파행시켰고, 세 번째로 국정원 기관보고의 비공개를 요구하며 또 다시 국정조사에 불참했다.

이후 여야 간사 협의 결과 국정원 기관 보고는 사실상 비공개로 결정됐고, 민주당이 그동안 주요하게 제기했던 NLL 대화록 유출·실종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자제하기로 했다. 심지어 바쁜 일정임에도 여름 휴가를 핑계로 일주일 간 국정조사를 연기했다. 사실상 새누리당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진 것이다.

연전 연패의 평가를 받자 민주당 내에서는 자조의 목소리와 함께 굴욕 협상 논란이 일었다. 결국 민주당은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면서 마지막 남은 증인 채택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양보를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마지막까지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민주당은 31일을 최종 기한으로 발표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증인 채택과 국회 출석 보장 ▲증인으로 채택된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국정원법 면책을 위한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인 ▲김무성 의원·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이 중 핵심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증인 채택과 국회 출석 보장이었지만 새누리당이 이를 거부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증인이 출석을 안할 것과 해당 증인의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여야가 사전에 동행명령장 발부에 합의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현행법을 무시하는 초법적 발상"이라고 거부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이번 국정조사에서 터무니없는 의혹을 확대 재생산해 대선 불복 정치공세의 장으로 만들려다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자 불리한 판을 아예 뒤집어 엎어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국정조사를 민주당 스스로 포기하는 국정조사 자폭 행위"라고 오히려 힐난했다.

국회는 여야가 서로 다른 것을 조금씩 양보하며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이 나온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정조사 기간 내내 그 전제인 대선 개입에 대해 부정하며 국정조사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결국 민주당은 전면 장외 투쟁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1일부터 서울 시청 앞 광장에 국민운동본부를 설치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첫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장외 투쟁에 들어간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민주당은 내일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국민들 속으로 들어간다"며 "국민과 손 잡은 정당, 민주당이 국정원과 손 잡은 정당, 새누리당을 바로잡아드리겠다"고 분노를 표했다.

여당이 장외로 나간 민주당을 원내로 끌어오려는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정국은 끝이 보이지 않는 극한 갈등의 소용돌이로 들어갈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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