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황우여(사진 오른쪽) 대표가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를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을 해소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 회담을 제안해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황우여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대표로서 여야 대표가 함께 대통령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3자 회담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 황 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 회담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반영함과 동시에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청와대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국정조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문제들이 국회에서의 일로, 대통령에 국회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야 회담 뒤 필요시에 해도 충분하지만, 국정 현안의 일거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야당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 존중해야 한다"고 3자 회담 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로써 야당 대표가 제안한 바를 존중하면서 야당과 대통령, 대통령과 여당, 여야 대표로 순차적으로 진행돼야만 결론이 날 현안 회담을 일거에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과 박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3자 회담을 수락해 국정현안 해결의 길을 열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마이크를 넘겨받은 최경환(사진 왼쪽) 원내대표는 "야당이 여당을 제쳐놓고 대통령과 만나 담판을 지으려는 건 여당과 국회를 무시하는 일이다. 야당이 주장하는 현안을 풀기 위해선 대통령을 만날 게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만나야 한다"며 황 대표와 엇갈린 주장을 폈다.
최 원내대표는 또 "여야가 먼저 만나 국회의 일은 국회에서 논의하고 그런 다음에 대통령을 만나더라도 만나는 게 일의 순서"라며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야당 대표가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제안했는데 여야 대표 회담부터 하는 게 순서 아닌가"라고 말했고, 심재철 최고위원은 "국정조사는 여야의 협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지 대통령부터 걸고넘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우선 여야 협상을 통해 국정조사가 원만히 이뤄질 것을 촉구하고, 이것이 안 될 경우 여야 대표 회담을 열어 국회에서 일어난 일은 국회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여야 협상과 대표 회담의 순서를 밟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내에서 조차 이번 사안은 국회에서 해결할 일이며 이를 위해선 여야 대표가 먼저 만나야 한다는 엇갈린 주장이 불거짐에 따라 3자 회담이 실현될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청와대는 김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이미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입장과 함께 국정조사에 대해선 국회에서 해결할 일이라는 의중을 밝혔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황 대표가 제안한 3자 회담 성사 전망도 현재로선 불투명해 보인다. 다만 정국 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여권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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