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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차원 'V낸드' 세계 첫 양산 '신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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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미세화 한계 극복…24단 적층 집적도 2배↑

[박웅서기자] 삼성전자가 3차원 적층 방식으로 반도체 미세화 기술 한계를 뛰어넘었다. 새로운 기술로 성능과 신뢰성을 향상시킨 것은 물론 향후 테라 시대를 주도할 대용량 낸드플래시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6일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신개념 3차원 수직구조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그대로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에 음악, 사진, 동영상 등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HDD를 대체하는 SSD에도 낸드 플래시가 사용된다.

3차원 수직구조를 적용한 일명 'V낸드'는 메모리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 올린 3D 낸드플래시다. V낸드의 V는 수직(Vertical) 구조를 의미한다.

◆24단 수직 적층…쓰기속도 2배, 셀 수명 최대 10배 증가

최근 업계에서는 10나노급 공정 도입으로 셀간 간격이 대폭 좁아져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 현상이 심화되는 등 미세화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양산된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게이트에 전하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40여년전 개발된 플로팅 게이트 구조를 적용했다"며 "삼성전자는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3차원 수직으로 적층하는 구조 혁신과 공정 혁신을 통해 모든 문제점을 극복하고 3차원 메모리 양산시대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V낸드는 3차원 적층 구조를 이용해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트랜지스터 수를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V낸드는 업계 최대 용량인 128기가비트(Gb) 제품이다. 특히 기존 20나노급 단층 구조 제품 대비 집적도가 2배 이상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삼성이 독자 개발한 '3차원 원통형 CTF 셀구조'와 '3차원 수직적층 공정' 기술이 처음 적용됐다.

3차원 원통형 CTF셀 구조 기술은 고층빌딩처럼 수직으로 24단을 쌓는 방식이다. 3차원 원통형 CTF 셀은 전하를 안정적인 부도체에 저장해 위 아래 셀간 간섭 영향을 대폭 줄여 준다.

삼성전자는 수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기존 2차원 CTF 기술을 입체 기술로 발전시켰다. 그 결과 쓰기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고, 셀 수명인 쓰기 횟수 또한 제품별로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대폭 향상됐다. 소비전력 역시 절반으로 크게 줄었다.

아울러 3차원 수직적층 공정을 통해 더 작은 칩 면적에서 최고 집적도를 실현했다. 삼성전자는 높은 단에서 낮은 단으로 구멍을 뚫어 전극을 연결하는 에칭 기술과 각 단 홀에 수직 셀을 만드는 게이트 패턴 기술 등 획기적인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 V낸드 양산 시기 앞당겨…핵심 특허 300여건 출원

삼성전자의 이번 양산 발표는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으로 삼성의 빠른 기술 혁신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2013년 2분기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3D V낸드 제품 샘플을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메모리마케팅팀 백지호 상무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V낸드 샘플이 올해 안에 나온다고 말한 적 있지만 생각보다 성과가 더 좋다"며 "(일정을 앞당겨)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 등 경쟁사들의 경우 올 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는 돼야 3D 적층 구조의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 SK하이닉스는 SMArT, 도시바는 BiCS라고 부른다. 모두 수직 적층을 통해 집적도를 늘려 비트 용량당 비용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이번 제품을 계기로 향후 낸드 시장은 포토설비를 이용한 미세화 경쟁 대신 적층 수를 높이며 고용량을 실현하는 기술 대전환을 이루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번 V낸드 양산으로 10나노급 이하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넘어 향후 1테라 비트 이상 낸드플래시를 출시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지난 10년간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를 연구하면서 300여건 이상의 핵심 특허를 개발해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 출원한 것이 미래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 최정혁 전무는 "(V낸드는) 수년간 임직원 모두가 한계 극복을 위해 혁신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실"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집적도를 높이고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제품을 출시해 세계 IT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268억 달러 규모에서 올해 12% 성장한 3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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