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위의 첫 청문회가 파행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14일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여야는 14일, 19일, 21일 세 차례에 걸쳐 청문회를 실시키로 하고 첫 번째 청문회에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만을 출석시켜 집중 심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불출석할 경우 청문회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여야는 청문회를 하루 앞둔 13일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에 출석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이들이 최종적으로 불출석할 것에 대비해 향후 대책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은 두 사람이 끝내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여야가 합의한 대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오는 16일 별도의 청문회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정조사 특위 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두 사람이 불출석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국회법,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절차에 따라 즉시 동행명령,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고 16일 청문회를 요구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당연히 이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16일 청문회 개최에 부정적이다. 여야가 불출석 증인들을 출석시키기 위해 21일 청문회를 계획한 바 있고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도 그 때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여야는 일단 14일 오전 10시 예정대로 청문회를 열고, 두 사람이 불출석하면 여야 간사협의 등을 통해 향후 일정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 16일 청문회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야 지도부가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정상적으로 청문회에 출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도 최경환 원내대표가 "국정조사가 원만히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두 증인이 청문회에 출석해 성실하게 임하는 게 국민적 도리"라고 언급하며 공식·비공식 라인을 동원해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에 출석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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